사이트 내 전체검색

충청남도한의사회
한의학 알아두기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한의사회의 규범이 되겠습니다
전문가컬럼 양방 비만 치료 팩트체크

페이지 정보

본문

글 On Board 편집국

-

양방 비만 치료

팩트체크


b12bfce4ee8deb94cb49085f3fbe3252_1513593433_5593.jpg

비만의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행동교정이다.
하지만 식이제한, 운동 등의 행동 교정만으로 체중 감량이 어려운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권고되기도 한다.
물론 비만은 생활 질환이며, 아직까지 체중 감량에 매우 효과적이며, 안전한 약물은 없다.
따라서 가능한 한 체중 감량을 통해 합병증 개선이나 예방이 기대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만 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부득이하게 약
물 요법을 실시할 때에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진료지침을 따라야만 한다.

그런데 어디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주는 의사를 만난다는 게 흔한 일인가?
해당 처방이 어떤 부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위험성을 지니는지 알고
서 약을 먹었던 적이 얼마나 있는가? 그래서 우리가 준비했다.

 

 

우선 최초로 비만치료에 사용되었던 약물은 1930년에 후반부터 쓰였던 암페타민이다.

이는 향정신성 약물로, 뇌의 섭식 중추를 억제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효과에 비해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결국 1979년 FDA에서는 암페타민의 오남용을 우려하여 사용을 금지시킨다. 

암페타민은 필로폰의 성분과 화학구조가 비슷한 마약류 약물이다. 

연예인 마약 복용 사건 등에서 종종 문제가 되는 바로 그 약물이 암페타민이다.

이 약은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나 기면증 치료에서만 불가피할 때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이 처방을 의사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우선 불법이기도 하지만, 합법성 여부를 떠나서도 굉장히 위험하다.

살을 빼자고 마약을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암페타민의 아드레날린성 이성체를 이용한 소위 ‘phen-fen(phentermine과 fenfluramine 병용 요법)’ 요법 역시

199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다가 심장판막증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퇴출되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비만 치료에 있어서 약물 선택시 체계적인 지침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치료 지침에 따르면 서양인의 경우 체질량 지수가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합병증(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에만 약물 치료를 시도하라고 권고한다.

반면 아시아인에 대해서는 기준이 다소 달라진다. 아시아-태평양 비만치료지침에서는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거나,

23㎏/㎡ 이상이면서 위와 같은 합병증을 동반할 경우에 약물치료를 권고한다.


체중 감량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노력으로 여러 약물을 찾았으나, 효과를 떠나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허가된 약물들은 많지 않다.

장기간의 무작위, 위약대조 시험을 통해 장기적인 체중 유지와 안전성, 단기간의 체중 감량을 증명해 낸 약물들이 그것들인데,

그 중 하나는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흡수 차단제인 sibutramine이며, 다른 하나가 위장 지방분해 효소 억제제 orlistat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비만 치료제인 ‘시부트라민’은 ‘리덕틸’이라는 상품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음식물 섭취를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교감신경성 약물이다.
보통 체중이 줄면 에너지 소비도 줄게 마련인데, 시부트라민은 그러한 변화를 최소화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여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다.
특히 체중 감소 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어 효과적인 약물이다.

 

이렇게 좋아보이는 시부트라민 역시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우선 중추신경계를 과흥분시킴으로써 식욕을 억제하는 대신에 그만큼 사람을 신경질적으로 만들고 잠을 잘 수 없게 한다.

만약 시부트라민이 중추신경계를 거쳐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을 자극하고, 또 교감신경계를 매개로 열 생산을 증가시키며 심장을 자극한다면,

시부트라민이 혈압과 맥박을 어느 정도로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안정성 역시 따져보아야 한다.

혈압과 맥박의 평균 증가는 어떤 환자들에서 단지 임상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는 경향을 넘어선 다른 수준의 문제가 되고,
표본 집단의 견지에서 치료적 딜레마가 된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부분은 환자들이 결국 이 약에 적응하여 꾸준히 복용한다고 해도 최종 체중 감소량은 원래 체중의 5-10%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결국 2010년 FDA에서는 시부트라민의 시장 철회권고를 내리게 되고, 당해 10월 제조사에서 자진 철수를 선언했다.

이후 전세계적으로 시부트라민의 사용이 중단됐다.

 

두 번째로 알아볼 비만치료제는 ‘올리스태트(orlistat)’라는 약이며,‘제니칼(Xenical)’이라는 상품명으로 유명하다.

이 약은 시부트라민이 퇴장한 지금, 비만 치료제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올리스태트는 지방 대사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올리스태트는 일종의 지방분해효소억제제라 할 수 있다. 지방분해효소의 반응을 억제하게 되면 음식 중의 지질 성분들은 체내로 흡수가

어려워진다. 그리하여 음식 중 지방으로부터 얻스어지는 칼로리 섭취부분이 줄어들고, 지방은 대변을 통해 빠져나가게 만든다.

아무래도 기름진 변이나 설사 같은 부작용이 많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심각한 경우 대변실금에 이르게 된다.

b12bfce4ee8deb94cb49085f3fbe3252_1513593452_6446.jpg
 

또한 지방 흡수를 억제시키다 보니 그 성분을 이용하여 몸 안에서 합성해야 하는 필수 성분들의 합성 역시 어려워진다.

대표적인 것으로 비타민 A, D, E, K 등의 지용성 비타민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 K의 경우 지혈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성분으로,

올리스태트로 인해 지방 흡수가 방해될 경우 와파린의 작용을 항진시켜 출혈 병증이 생기게 할 수 있다.

혈액 중의 칼슘 농도를 높여 뼈의 칼슘화를 촉진시키는 비타민 D의 경우에도 올리스태트 복용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Gotfredsen 등의 연구에 따르면 1년간 올리스태트를 복용한 경우에 대조군에 비해
골밀도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실험군의 숫자가 많지 않으므로
저자 역시 실험결과에 관계없이 비타민 D 흡수 방해로 인한 골다공증 가능성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이 올리스태트를 복용한다면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올리스태트의 투여와 관련된 이상 현상에 대한 일부 증례 보고도 있다.
올리스태트를 투여하고 나서 급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보고되었고, 급성 수산염(oxalate) 신증(nephropathy)에 의해
2차성 세뇨관 괴사가 발생한 사례까지 보고되기도 하였다. 지질 대사와 소화 과정이 췌장 기능과 밀접하니 췌장의 부작용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보이지만,
신장 관련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지질증을 포함한 지질 대사의 이상이 신부전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은 과거의 여러 연구에서 발표된 바 있다.

지방산의 산화 과정 중 케톤체(ketone body)가 과다하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톤체의 생성이 과다해지면 혈액은 산성화되고 혈청 케톤체가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신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신체 조직에서는 열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지방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획득하려고 한다.

그런데 급하게 에너지를 끌어오려고 하다 보니 몸에서는 혐기성 대사(anaerobic metabolism)라는 과정을 통해 지방산을 분해하게 되는데,

그 결과 일종의 대사산물들이 과도하게 생겨나게 되고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유기체들이 신체에서 노폐물을 처리하는 간과 신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방 흡수를 억제시키는 올리스태트가 왜 역설적으로 신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그 이유다.

 

지금까지 개발된 약제 중 대부분은 효과가 별로 없거나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임상에서 퇴출되었다.

현재 FDA가 장기 사용을 승인한 비만치료 약제는 그나마 올리스태트 뿐이다. 하지만 올리스태트 역시 다양한 부작용들이 보고되고 있다.

즉, 양의학에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약물들은 종류도 제한적이고, 치료 효과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며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약물 치료를 중단했을 때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약물치료의 문제점 중 하나이다.

고혈압 약이나 당뇨약을 중단하면 금세 혈압이나 혈당 수치가 올라가듯이, 비만 약을 중지하면 금세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비만치료를 위해 양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약물 의존성이 심하여 약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어떻게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그 후에는 체중감량이 어렵다.

 

기존의 양약은 ‘몸에 특정작용을 야기하는 수용체를 찾아내고 그것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을 주입하면 목표로 하는 작용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패러다임으로 개발되어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약물의 장기적인 효과를 검토해보니 뜻하지 않은 부작용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진화를 통해 만들어진 생물학적 시스템이라는 것 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특정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부위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고, 연쇄적으로 매우 다양한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약리학의 기존 패러다임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b12bfce4ee8deb94cb49085f3fbe3252_1513593467_2099.jpg
<약리학의 기본 패러다임> 

 

대표적인 예가 ‘스타틴 역설(statin paradox)’이다.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막고자 복용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이 역설적으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임상연구가 2008년에 발표된 JUPITER(Justification for the Use of statins in Primary prevention: an Intervention Trial Evaluating Rosurvastatin)연구이다.

이 연구는 본래 스타틴을 조기 투여함으로써 심혈관질환의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밝히려고 기획되었다.

그런데 연구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스타틴이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2형 당뇨병은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 혈관질환, 심장 마비 등 모든 심혈관계 질환 발현의 주요 위험 인자이다.

 

이 연구는 굉장한 이슈가 되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스타틴 복용군의 경우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 발생율이 26%나 높아졌다.

약을 복용할 때에는 언제나 이득과 위험도(benefit-risk ratio)를 상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스타틴 복용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지해야한다.

현재 밝혀진 임상 근거들과 스타틴 관련 논란을 바라볼 때 스타틴 복용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스타틴은 위장관 증상과 근육통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펩티드 혁명(Peptide revolution)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197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펩티드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고,

기존에 알려져 있던 펩티드들의 몰랐던 기능들마저 새롭게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용어가 쓰이게 되었다.

과거의 내분비학적 지식으로 인체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표현이다.

하나의 약물이 특정 타깃에만 작용하여 의도한 효과만 발휘 할 거란 생각은 버려야한다.

환자의 대사적, 생리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한 두 변수만을 정상 범주로 되돌려 놓는 치료를 하려고 들면
사슬처럼 길게 이어진 대사 관련 변수들을 교란시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알약 하나로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하나의 작용기전에 의존한 단순한 약물 치료는 뜻하지 않은 여러 가지 결과를 일으키고 대사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다.

기존의 약리학 패러다임이 가진 근원적인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음식의 섭취를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수용체를 자극하면 지방저장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작용들이 개시된다.

식욕 촉진인자들의 생산이 감소되고, 음식섭취를 줄여주는 호르몬들의 생산은 촉진된다. 

또한 에너지 대사율을 증가시키고, 에너지 저장율을 줄여준다.
이처럼 렙틴은 체중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 명백해 보였기에, 렙틴을 투여함으로써 비만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비만에 대해 렙틴을 처방받는 환자가 없다는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실제 체중을 감량시키는 효과는 없었다.

알약 하나로 비만을 치료할 수 없다는 가장 직접적인 예시이다.

핵심적인 문제는 인체에 식이행동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너무나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복잡한 인체와 인간을 단순한 호르몬 몇 개의 기전을 통해 이해했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이다.

약물 하나로 인체의 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오만이다.

이렇기에 몸을 하나의 유기체로, 전체적으로 바라는 한의학적 패러다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On Board 2017 SUMMER '양방 비만 치료  팩트체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충청남도한의사회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영성로 62, 3층 | 607-82-86917
T.041-563-0343 | F.0504-926-0022 | E. chakom@naver.com
Copyright © www.chakom.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