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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피부 장벽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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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멋진 봉샘 정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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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장벽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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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피부가 표피와 진피로 구분되고, 표피가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 투명층, 각질층의 5가지 층, 진피가 유두층, 망상층의 2층으로
이루어졌다고 배웠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자 그럼 표피부터 살펴볼까요?

 

각 조직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조직에 살아있는 세포들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표피에는 각질형성세포(keratinocyte), 멜라닌세포, 랑게르한스세포, 메르켈세포 등이 살고 있는데요, 

표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각질형성세포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각질형성세포는 말 그대로 표피의 가장 최외각층인 각질을 만드는 세포입니다. 각질이 뭐죠? 영어로는 케라틴! 손톱, 발톱, 머리카락 또

는 피부상피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각질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렇다면 피부 표면을 이루는 각질은 어떠한 단백질일까요? 

네, 이 각질단백질은 각질형성세포의 세포골격을 이루었던 단백질들입니다.

세포의 뼈대를 이루던 단백질 섬유들이 재활용되어 우리 피부의 각질을 만드는 주 재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사람은 죽어서 뼈를 남기고

세포는 죽어서 세포골격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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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 보이는 세포골격에서 나온 중간 섬유(filament)들이 

피부장벽이라고도 불리는 표피 각질층을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표피세포들이 왜 죽는 것일까요? 그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표피세포들이 죽으면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살펴봅시다.

일반적으로 기저층에서 생성된 세포가 각질층에 도달하여 떨어져 나가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17~28일 정도라고 말합니다. 

보통 기저층에서 과립층까지 도달하는데 14일, 또 각질층에서 탈락 시까지 14일 정도가 걸린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교체주기는 노화와 함께 점점 길어집니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의 경우, 각질층에서 세포 교체가

2~3주 간격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 80세가 여성에서는 교체주기가 두 배로 늦어지죠. 이는 상처의 회복 속도와도 관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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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세포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공간은 과립층입니다. 과립층에서 죽은 세포무덤들이 각질층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제 표피세포들이 죽 

음을 맞이하는 기전을 살펴보아야 하는데, 가장 먼저 알고 계셔야 할 사실은 표피에 신경과 혈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칼로 피부를 아주

살짝 그어보면 표피가 갈라지잖아요. 그런데 그때에는 통증도 없고 피도 나지 않아요. 그것이 바로 표피에는 혈관과 신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아니 분명히 표피에도 생명을 가진 여러 가지 세포들이 살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얘들은 그럼 도대체 뭘 먹고 사는 거야? 

세포들도 먹고 살아야하는데 혈관이 없으면 밥은 누가 갖다 주는 거임?’

 

표피세포들은 진피층에 뿌려진 혈장성분 중 찌끄레기를 확산을 통해 빨아먹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거지새끼들입니다. 

기저막을 경계선으로 진피층은 풍족한 애들, 표피층은 가난한 애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리학 교과서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세포의 영양공급

 

심혈관계의 핵심 기능은 전적으로 모세혈관 수준의 사건에 의존한

다. 혈액과 간질액 사이의 모든 화학물질과 가스의 교환은 모세혈

관벽을 통해 일어난다. 조직의 세포들은 양분과 산소의 획득과 이

산화탄소나 요소와 같은 대사 노폐물의 제거를 모세혈관의 확산에

의존한다. 관여된 거리가 매우 짧기 때문에 - 모세혈관에서 125

㎛ 이상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살고 있는 세포는 별로 없다 - 확산

은 매우 신속하게 일어난다.

 
     

 

네, 그렇습니다. 모세혈관 하나의 최대 사거리는 125㎛ 쯤입니다. 자 그럼 계산해볼까요? 

세포 하나의 크기는 대략 8~10㎛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모세혈관 한 개가 대략 15개의 세포층까지는 영양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앞서 표피층에는 혈관이 없다고 했으니까, 진피층의 모세혈관을 통해 진피에 뿌려진 영양성분들은 

표피 기저층 3~5장, 표피 유극층 5~10장, 표피 과립층 3~5장에까지밖에 못 미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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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립층 상단쯤에서는 모세혈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되겠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산소도, 에너지원도 공급받지 못하니 세포가 고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표피세포들은 거지새끼들인데 그중에서도 최빈층인 과립층은 결국 아사해서 말라죽는 것입니다. 

이 거지들의 무덤이 각질층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보통 세포들은 죽고 나면 탐식세포나 여러 가지 효소활동으로 인해

모두 분해가 되지만 뼈대만 썩지 않고 사막에 남아 있는 것이죠. 자

다시 한 번! I said!

 

“사람은 죽어서 뼈를 남기고

세포는 죽어서 세포골격을 남긴다!”

 

1) Martini FH, Bartholomew EF 저, 윤호, 박경한, 이동현 등 역. Martini 핵심 해부생리학. 5판. 경기 : 바이오사이언스. 2011.

 

근데 사막에 뼛조각만 널부러지면 어떻게 될까요? 안 되겠죠~ 

뼛조각들을 튼튼하게 얽어매고 물까지 뿌려줘야 건강한 피부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그 기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표피의 기저층에는 줄기세포(stem cell)도 사는데, 이 줄기세포가 분화를 통해서 딸세포, 즉 어린 각질형성세포를 만들어냅니다. 

각질형성세포는 기저층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그래도 부유한 진피층과 가까이 살고 있어서 잘 먹고 잘 자라납니다. 

그리고 얘는 유극층으로 올라가서 청장년기를 맞게 되는데, 이때 세포내에 엄청나게 많은 단백질을 합성해내게 됩니다. 

마치 청장년기 인체의 뼈대가 엄청나게 강건해지듯이 유극층에서 성장하는 피부 세포들이 내부에 많은 세포 골격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유극층에서도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먹고 살만합니다.

 

그렇지만 유극층 최상단쯤 되면 먹을 게 많이 고갈되면서 세포들은 장노년기로 접어들고 몸 안에 지질을 합성하게 되는데요, 

그 지질성분을 층판소체(lamellar granule)라고 부릅니다. ‘층판소체’는 기억해 두세요. 나중에 겁나 유명한 애가 되거든요. 

이 지질과립인 층판소체가 나중에 세포 밖으로 뿜어져서 세라마이드(ceramide)라는 엄청 유명한 애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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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과립층입니다. 이곳은 기혈이 극히 적은 척박한 곳입니다. 

따라서 세포들은 이제 죽음을 준비하게 되는데요. 

이 준비과정 중 하나가 바로 세포 내에서 많은 과립들을 생성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과립이 각질유리과립이라고 부르는 단백질 과립과 층판소체라는 지질 과립인데, 아까 말했듯이 얘네들은 겁나 중요합니다. 

나중에 엄청나게 유명한 애들이 되거든요. 요새 피부과학에서 가장 뜨는 두 가지 물질이 있는데,

바로 필라그린(filaggrin)이라고 부르는 천연보습인자와 세라마이드라고 부르는 천연피부방습제입니다. 

각질유리과립이 터지면 필라그린을 방출하는 거고, 층판소체가 터지면 세라마이드를 방출하는 것입니다. 

각질형성세포가 과립층에서 자신이 고사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그 다음을 위해 세포 내부에 

여러가지 단백질과 지질을 합성해서 과립상태로 저장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과립층 최상단에서 각질세포는 임종을 맞이합니다. 임종을 맞이하면 세포 내외부의 전하를 잃으면서

칼슘채널이 열리게 되고 세포내부로 칼슘이 유입됩니다. 이때 이 칼슘 유입으로 인해서 층판소체라

는 지질과립이 세포 밖으로 나와서 세포를 둘러싸는데, 이러한 현상을 ‘표피의 칼슘기울기(epidermal calcium gradient)’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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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피부일수록 과립층과 기저층 사이에 칼슘침착이 많이 일어나는데, 

이는 표피 세포가 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토피나 건선 같이 표피세포가 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는 질환에서는 이런 칼슘 기울기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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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anel a, lesional psoriatic skin; panel b, non-lesional psoriatic skin;

(B) panel a, lesional AD skin; panel b, non-lesional AD skin.

 

자! 층판소체는 각질세포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송장을 싸듯이 세포바깥을 싸는 지질이 되었는데,  

그렇다면 각질유리과립은 터지면서 어떻게 될까요? 

각질유리과립 안에는 많은 단백질들이 있는데, 특히 필라그린이라고 부르는 단백질이 각질의 주성분이었던 세포골

격을 서로 예쁘게 붙여주는 역학을 합니다. 간질액은 모세혈관으로부터의 여과와 확산에 의해 생겨난 것들로, 

단백질이 모세혈관을 쉽게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훨씬 낮은 단백질 농도를 지닌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혈장과 거의 똑같은 구성 성분입니다. 

이렇게 간질액 내에 단백질 농도가 낮아지면 액체가 너무나 저항 없이 쉽게 흐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간질액에는 프로테오글라이칸 섬유사(proteoglycan filaments)가 있어 마치 젤(gel)과 같은 형태로 간질액을 포획하고 있습니다. 

필라그린의 풀네임은 Filament Aggregation Protein으로 가늘고 미세한 섬유를 결집시켜주는 천연보습인자 단백질입니다.

 

필라그린은 화학적으로 수분과 결합력이 좋아서 표피의 보습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이 필라그린을 천연보습인자(Natural Moisturizing Factor, NMF)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걔가 걔였어?" 하시는 분들 분명히 있을 거예요.

 

 

2) Nakamura Y, Fukami K. Roles of phospholipase C isozymes in organogenesis and embryonic development. Physiology (Bethesda). 2009 ; 24

: 332-41. Figure 5.에서 참조

3) Wu Z, Hansmann B, Meyer-Hoffert U et al. Molecular identification and expression analysis of filaggrin-2, a member of the S100 fusedtype

protein family. PLoS One. 2009 ; 4(4) : e5227. Figure 8.에서 참조.

​

​각질세포는 죽어서 세포골격 단백질을 남긴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네, 바로 이 뼈대를 접착해주는 것이 필라그린이고 이러한 뼈다구
덩어리들을 기름종이로 싸서 옆 송장하고 붙여주는 것이 세라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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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나 건선 등의 피부질환을 다룰 때 피부장벽의 기능을 엄청 중요하게 다루지 않습니까?  

그런데 피부장벽은 근본적으로 외부에서 만들어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위의 세포 교체 과정을 거치면서 인체 내부에서 만들어가는 것이죠. 

부모님 돌아가신 다음에 효도하면 뭐합니까? 살아계실 때 잘 모시다가 잘 죽게 만드는 게 피부장벽을 건강하게 만드는 법입니다.

따라서 필라그린과 세라마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지 바깥에서 이들 물질을 발라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화장품 회사에서 피부장벽, 천연보습인자, 필라그린, 세라마이드를 엄청 광고하면서 이런 것들이 들어간 화장품을 비싼 가격에 팔고 있는데,

피부를 공부한 한의사가 보기에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짓이죠. 결국 건강한 피부장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질형성세포가

만들어지는 생리적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화장품만 발라서 될 일이 아니라, 

세포대사에 필요한 영양분과 혈류량을 충분히 공급하고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백만 배는 더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 피부질환을 다룰 때 왜 그렇게 오장육부와 표리한열허실을 강조했는지를 피부생리를 공부하다 보면 저절로 깨닫게 되실 겁니다.

 

어쨌든 각질세포가 잘 자라서 잘 죽으면 건강한 각질층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각질층의 형성 구조를 머라고 부르죠?

네, 바로 그 유명한 ‘brick and mortar’ 구조라고 부릅니다. 이 구조는 피부 전체를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부 중에서도 표피, 표피 중에서도 각질층의 구조를 설명할 때 쓰이는 용어가 벽돌 회반죽 구조입니다. 

 

전통적인 피부장벽(skin barrier)의 개념은 각질층에 존재하며 ‘각질세포(brick)’와 이를 둘러싼 ‘각질 세포간 지질막(mortar)’, 각질세포

를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각질교소체(rivet)’로 구성됩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각질층 바로 아래의 상부 과립층에 존재하는 ‘밀착 연접(tight

junction)’을 피부장벽 구조에 추가하여 설명하고 있죠. 각질세포간 교소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는데요, 이는 각질세포를 물리적으로 붙어

있을 수 있게 하는 구조로 연결못(rivet)과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결론적으로 현대 화장품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피부장벽, 즉 각질층은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각질층만 바라보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각질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는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에서의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피부로의 혈류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세포 층 15장까지 영양할 수 있는 진피의 영양 공급 구간이 더 짧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세포 고사를 더욱 촉진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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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On Board 2017 AUTUMN ' 피부 장벽의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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