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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흉터 환자의 희망 한의학 이야기- 상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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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자연재생한의원

     조성준원장


흉터 환자의 희망 한의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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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이야기


01열상(裂傷)

세 살짜리 아이가 있습니다. 거실에서 뛰어 놀다가 탁자 모서리에 얼굴을 부딪쳐서 눈썹에 2~3cm의 상처가 생겼습니다. 

피가 멈춘 뒤 살펴보니 상처가 벌어져 있고, 1~2㎜ 정도 패인 것이 관찰됩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치료하고 싶으신가요?

 

흉터가 최대한 적게 남도록 치료하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여러 경로를 통해 다른 환자들의 치료경험과 방법들을 수소문해봅니다.

“대학병원 성형외과로 가야합니다. 거기서 치료하고 흉터 거의 없이 잘 나았어요.”

“○○성형외과로 가세요. 거기서 치료하고 잘 나았어요.”

“○○외과에서 치료하고 깨끗이 나았어요.”

“대학병원 성형외과로 갔는데, 흉터가 조금 남았어요.”

“○○성형외과에서 치료했는데, 흉터가 남아서 속상해요.”

“성형외과에서 숙련된 봉합 방식으로 치료 받아야 흉이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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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치료된 경우, 흉터가 남은 경우 등 다양한 치료 경험들을 듣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하는 얘기가 달라서 우왕좌왕 하는 와중에 고민은 더욱 깊어집니다.

 

다친 아이에게 흉터가 생기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상처를 드레싱 하는 방법? 아니면 숙련된 의사의 봉합 술기? 아니면……?

 

바로 상처의 깊이입니다. 상처가 깊으면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높고, 상처가 얕으면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낮습니다.

 

상처가 깊지 않은 경우에는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표피만 찢어진 가벼운 상처에 출혈이 많지 않을 경우 steristrips이라는 봉합테이프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열상이 두피에 발생한 경우에는 스테이플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피층 이하까지 손상된 경우에는 표피만 유합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럴 경우에 양방에서는 봉합사를 이용해 상처를 꿰매게 됩니다. 봉합 시, 진피층 아래까지 촘촘히 봉합해야 하는데 그렇

게 하지 못하고 표피만 덮게 되면 추후에 안쪽에서 염증이 생기거나 유합된 표피가 다시 벌어지는 등의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대로 봉합을 하더라도 깊이에 따라서 흉터는 남게 됩니다. 상처 부위가 비후되거나 함몰될 수 있고, 봉합 흉터가 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피층까지 손상된 열상을 한의원에서 봉합 없이 치료할 수 있을까요? 한의학적 치료 시행으로 상당히 만족할만한 수준의 회

복은 가능하지만, 상처의 깊이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흉터가 남을 수는 있습니다.

 

다음은 어린아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열상의 한의학적 치료 경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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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화상(火傷)

 

화상까지 확장해서 상처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화상은 열로 인해 피부(단백질)가 변성되어 가피가 생긴다는 것이
열상과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또한 열상이 비교적 좁은 범위에 형성되는 반면, 화상은 넓은 범위에 형성됩니다.

 

겉보기에는 일반 상처와 화상이 많이 달라 보이지만, 가피를 제거한 상태로 보면 화상으로 인한 상처와 파인 상처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파인 상처를 잘 치료하는 것이 화상치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가피, 어떻게 없앨 것인가?

 

일반적으로 가피는 피부와 유착되어 있어서 쉽게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가피를 없애는 방법은 첫째, 수술적 처치로 가피를 제거하는 방법과 둘째, 가피를 녹여서 액화시켜 배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피제거 수술은 마취 후 가피를 잘라낸 뒤, 환부가 좁은 경우에는 봉합을 하고 환부가 넓은 경우에는 다른 부위의
정상 피부에서 일부를 떼어내어(공여부, donor site) 이식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한의원에서는 가피를 녹여내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화상연고를 부착하여 습윤한 환경을 만들면 가피가 녹기 시작합니다.

 

심재성 2도 화상의 경우에는 수술로 가피를 제거하지 않고 연고를 부착하여 습윤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가피를 녹여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3도 화상 이상의 깊이일 경우에는 가피를 메스로 절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피 부위에서는 통증을 못 느끼므로

마취하지 않고도 잘라낼 수 있습니다. 가피를 잘라내서 피부가 살아있는 부위까지 떼어 주어야 가피가 빨리 녹게 되고 아래에서부터 살

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시행하지 않으면 가피가 녹을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피 아래의 정상 조직에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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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부는 어떻게 차오르는가? 

화상부위에서 가피를 걷어내고 나면 푹 파인 상처와 같아집니다.

가피가 없어지면 화상치료의 70% 정도가 진행된 것이고, 이후에 살이 잘 차오르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그렇다면 피부는 어떻게 차오는 것일까요?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표피의 경우 피부 재생이 →○← 형태, 측방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표피만 손상되는 가벼운 창상(찰과상, 열상, 화상 등)의 경우 환부 유합기간이 빠르며 반흔(흉터)도 거의 남지 않습니다.

반면, 진피 이하는 ↑↑↑ 형태, 즉 상방(표피 방향)으로 재생됩니다. 따라서 진피층 아래까지 손상되면 일차적으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표피층까지 먼저 재

생되고, 그 과정이 끝난 후부터 표피가 측방으로 재생하여 환부가 유합됩니다.

 

피부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일부 살이 먼저 차오른 부위에만 표피가 생성되어 마치 섬처럼 상처 중간 부위에만 표피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부위는 나머지 손상부위가 진피층 아래에서부터 모두 재생되면서 자연스럽게 덮이게 됩니다. 상처의 가장자리로부터

상피세포의 이주(immigration)가 일어나 손상된 부분을 덮는 과정을 상피화(epithelialization)라고 부릅니다.

 

감전 등으로 인해 환부가 탄화(炭化)된 상태가 아니라면, 깊이 손상된 화상이라도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열상과 마찬가지로, 환부가 깊은 화상은 치료가 되더라도 후유증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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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상으로 인한 후유증

 

화상으로 인한 대표적인 후유증은 ‘비후성 반흔’입니다. 비후성 반흔은 화상으로 인한 손상이 깊을수록,
가피가 두껍게 형성될수록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3도 화상의 경우에는 비후성 반흔을 피할 수 없습니다.

비후성 반흔은 환부가 유합된 이후 보통 3~6개월 정도까지 진행됩니다. 비후성 반흔은 일단 한번 생기면 그 치료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1~2년 정도 꾸준히 치료를 해야 조금씩 호전됩니다.

 

흉터 외에도 가려움, 통증, 관절 부위의 구축과 기능장애 등이 화상의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이 구축되는 경우, 양방에서는 추가적으로 이식수술을 통하여 치료를 진행합니다.
화상치료 초기에 부목 등을 대서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고 환부가 유합되는 것이 추가 수술을 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한의원에서는 부목 고정 등을 통해 이를 처음부터 치료하는데, 이미 손가락이 구축되어 내원한 경우에는 1~3개월 집중 치료 후 60~80% 정도 신전이 가능합니다.

 

화상의 상처 유형은 화상을 입는 조건(폭발 등 고온에 일시 노출/저온화상 등)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치료과정에서 악화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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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화상이 악화가 된다고? 무슨 뜻일까?

 

표재성 2도 화상이 심재성 2도 혹은 3도 화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관찰했을 때, 환부의 색깔이 붉은색에서 흰색(혹은 갈색)으로 변하거나 심하면 시멘트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는 가피가 더 두꺼워 짐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악화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첫째, 증이 생겨 환부가 악화되는 경우입니다. 상처부위에 습윤한 환경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데,
건조하게 되면 염증이 발생하고 가피가 형성됩니다.

 

둘째, 치료 과정 중 환부를 소독한 것이 악화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감염을 예방할 목적으로 소독을 하게 되면 세균도 죽겠지만 정상 피부조직도

죽게 되어 가피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부에 항생연고를 바르고 진물을 흡수하는 일반적인 드레싱이 가벼운 화상에는 효과적이나, 심재

성 2도 이상의 화상일 경우에는 오히려 환부를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셋째, 화상 초기에 환부가 악화되는 가장 큰 원인은 수포가 벗겨지는 경우입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수포가 생기면 수포를 제거하고 드레싱을 진

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상부위에 감염이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포는 보존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수포 내 삼출액에는 상처를 치료하는 PDGF, TGF 등의 상처치유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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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 발표된 화상관련 논문1)을 살펴보겠습니다. 화상을 입은 뒤 발생한 수포 내 삼출물의 성분을 분석한 연구인

데, 상처를 치유하는 platelet-derived growth factor(PDGF), interleukin(IL-6), transforming growth factor(TGF),

cytokines 등 여러 종류의 성장인자가 삼출액에서 발견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이 성장인자들은 화상으로 발생한 피부손상

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더 나아가 기존의 드레싱 처치법으로 화상부위의 수포를 제거한 뒤 하이드로콜로이드나 하이드로겔을 드레싱 해주는 것도

상처를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드레싱 자체의 효과라기보다 수포를 보존하던 수포액이 터져나오면서

야기한 효과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동안 임상에서 화상을 치료하며 수많은 사례를 관찰해 본 결과, 수포를 보존하는 것이 상처 악화를 막아주고 상피화도 빠

르며 그 덕분에 흉터도 덜 남깁니다. 수포를 벗겨내면 초기에 수포액을 간직하기가 어려울뿐더러, 그 어떤 드레싱제재도 본

래의 피부보다 더 좋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수포가 커지면 통증을 유발하는데, 그럴 땐 수포액만 빼주고 수포 자체는 유

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4~7일 정도 지나서 새살이 돋기 시작해 소양감이 나타나면 그때 수포를 벗겨내면 됩니다.

 

 

1) Ono I, Gunji H, Zhang JZ et al. A study of cytokines in burn blister fluid related to wound healing. Burns. 1995 ; 21(5) :352-5.

 

5) 화상, 한의원에서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화상치료제가 무엇일까요?

바로 ‘바셀린’입니다. Petroleum jelly라고도 하는 바셀린은 석유에서 얻은 포화탄화수소류의 혼합물을
정제한 것으로 무미, 무취한 중성의 물질이며 인체자극성이 없습니다.

 

바셀린은 대부분의 크림, 연고, 화장품의 연고기제로 사용됩니다. 의약품으로 출시되는 화상연고나 당뇨성 족부궤양 치료제도 바셀린을

기본으로 하여 여러 가지 성장인자와 재생세포를 첨가해 만들어집니다.

바셀린에 ‘특별한 성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보습, 습윤 작용이 상처 회복을 촉진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셀린은 다른 치료제재의 효능을 실험할 때 대조군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즉, 바셀린이 화상치료 의약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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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자운고(紫雲膏)는 바셀린을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한방연고입니다.

자운고는 바셀린이 발견되기 200년 전인 중국 명나라 시기, 진실공(陳實功)의 ≪외과정종(外科正宗)·백독창문(白禿瘡門)

≫에 윤기고(潤肌膏)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합니다. 그 이후 일본 에도시대의 하나오카 세이슈(華岡 靑洲)가 윤기고에 돈지(豚脂)를 추

가해서 만든 것이 바로 ≪춘림헌고방(春林軒膏方)≫에 나오는 ‘자운고’입니다.2)

 

한의원에서 자운고를 사용하면 대부분의 가벼운 화상은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가피를 녹여주고 새살을 돋게 하는 데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서, 가

벼운 화상은 보통 1~2주간 치료하면 흉터 없이 깨끗하게 회복됩니다. 다만 치료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발진, 가려움, 진물 등의 피부염 증상에

대처해야 하고, 3도 이상의 깊은 화상은 가피를 제거해야 하는 등 시의적절한 조치들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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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편집자 주 - 자운고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On Board》 Vol. 002 SPRING pp.70~5 ‘자운고 이야기’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의원에는 어떤 화상 환자들이 내원할까요? 대부분은 피부이식수술을 앞두고 수술을 원치 않아서 오는 환자입니

다. 수술하지 않고 혹시라도 나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내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환부는 심재성 2도 이상의 화

상으로 손상이 깊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을 방지하고 치료 과정 중 통

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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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성 2도 이상의 심한 화상일 경우,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했을 때 피부이식수술에서보다 회복 시간이 좀 더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회복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질과 치료 만족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부를 사고 이전의 형태로 최대한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의학적 화상치료는 피부이식수술 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부작용 없이 더 깨끗하게
피부를 재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우수하고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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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On Board 2017 AUTUMN ' 흉터 환자의 희망 한의학 이야기-상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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