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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사마귀엽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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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On Board 편집국


259a82bab8ef2d6690788cf6e3677e4c_1518364434_1474.jpg사마귀란?

 

도대체 어떤 녀석이 이 질환에 사마귀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을까? 설이 분분하긔. 《법화경언해(法華經諺解)》나 《홍문자회(訓蒙字

會)》를 통해 질병 '사마귀'의 고어가 '사마괴'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살에 있는 덩어리(塊)라는 뜻이 아니었을지 추측해본다.

사마귀가 물면 생긴다고 믿는 사람 있긔 없긔? 어쨌든 사마귀라는 이름이 내포하는 곤충의 포악성 내지 포식성과 이 질병의 생김새가 제

법 잘 어울린다. 사마귀가 상처를 물어도 안 사라지니 정신 나간 짓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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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wart)는 피부 천층에 발생하는 과각화성 피부질환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oma virus ; HPV)의 감염으로 인해 발

한다. 피부가 증식하여 구진이 발생하는데 드물게 가려움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통증은 없으며, 대부분은 인체에 무해

하지만 미용상 보기에 흉하다. 한마디로 재수가 없단 말이긔.

 

사실 HPV에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HPV의 종류에 따라 감염부위가 달라지며, 병변이 나타나는 위치에 따라 병명도 구분하여 부른다.

주로 손에 발생하지만 신체 어디에든 생길 수 있는 일반 사마귀(심상성 사마귀)(HPV 2, 7, 22형), 아이들 얼굴과 이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편평

사마귀(3, 10, 8형), 발을 많이 써서 생기며 통증까지 발생하는 발바닥 사마귀(1, 2, 4, 63형), 손발톱 주위에 생기는 조갑주위 사마귀, 성기나

항문 주위에 생기는 성기 사마귀(6, 11, 42, 44형)까지… 1)2)3) 사마귀 많기도 하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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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했다시피 사마귀는 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전염력이 있다. 옮는단 말이긔. 사람-사람간의 전파뿐만 아니라, 환자 본인에게

서의 다른 부위 전파도 조심해야 한다. 그럼 의료인은 어쩌지? 사마귀 환자는 보지 말아야 하나? 환자를 가까이 하거나 만지는 것만으로 전파되

는 확률은 낮다고 알려졌지만 흔히 말하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에 감염될 수 있으니 방심하기 있긔 없긔?

생검하여 HPV나 RNA를 검출하는 병리조직학적 방법으로 확진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임상소견만으로 진단 가능하다. ‘척 보면 딱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굉장히 유사한 질환이 많아서 헷갈릴 수 있다. 그래서 일단 유사한 질환들부터 소개해본다.

 

 

1) Kasper DL, Braunwald E, Fauci AS et al. 대한내과학회 해리슨내과학 편집위원회 역. HARRISON'S 내과학. 16th Ed. 서울 : 도서출판 MIP. 2006 :1147-50.

2) Wikipedia. Human papillomavirus infection [Internet]. San Francisco : Wikimedia Foundation Inc.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s://en.wikipedia.org/wiki/Human_papillomavirus_infection.

3) MedlinePlus. Warts [Internet]. Washington : 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s://medlineplus.gov/ency/article/000885.htm.

 

259a82bab8ef2d6690788cf6e3677e4c_1518364434_1474.jpg유사질환 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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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티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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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Corn’이라고 부르는데 팝콘처럼 생겼긔. 티눈은 손이나 발의 국소에 가해지는 압력(e.g., 하이힐 등)으로 인해 각질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

기는 질환이다. 손이나 발에 생기는 사마귀의 경우 흔히들 티눈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티눈으로 알고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사마귀

환자라고 한다. 티눈의 경우 표층을 깎아냈을 때 중심핵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사마귀의 경우 중심부에 혈관이 있으므로 표층을 깎아내면 출혈이

발생한다. 피가 난단 말이긔. 티눈 치료 시에는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발바닥 패드를 사용한다든가 하는 다양한 방법을 겸하면서,

살리실산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도포하기도 하고, 외과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다들 한 번씩 쥐어뜯어 봤잖아

 

4)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 굳은살과 티눈 [인터넷]. 청주 : 질병관리본부.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health.cdc.go.kr/health/HealthInfoArea/HealthInfo/View.do?idx=2810.

 

02

물사마귀(전염성 연속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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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마귀의 종류이지만, 사마귀와는 다른 감염성 질환이다. 물사마귀는 Poxviridae과에 속하는

DNA 바이러스인 molluscum contagiosum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생기는 질환5)으로, 이름처럼 사마귀에 물이 찬 형태로 생겼다.

윗 사진처럼 반구형의 피진이 보이는데 쥐어짜면 치즈양의 백색 물질이 나오긔. 보통 수 개에서 수십개 이상의 무증상성 구진이

산재하여 분포하고 있는데, 두 개가 서로 합쳐지지는 않는다. 스스로 소실되는 경우도 많으며 완치 후에는 흉터를 남기지 않으니 너무 많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염성 연속종은 면역 작용이 완전하지 않은 소아나 면역 억제제 복용자, 후천성 면역결핍증 환자 등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보통 6개월에서 3년 사이에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치는 않으나 전염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기 싫긔. 양방에서는 작은 핀셋이나 큐렛을 이용한 소파술 또는 냉동치료를 시행하는데,6) 약간 저차원적인 치료법이 아닌가 싶긔.

 

우리 잡지가 한의학 잡지이기라서 그러는 건 아니지만, 사실 물사마귀는 한의학이 잘 치료하긔. 먼저 봉침(Sweet BV)을 시술한 치험례가

아주 많은데, 「전염성 연속종을 호소하는 70명의 환자들에 대한 Sweet Bee Venom의 임상증례 보고」라는 논문7)에서는 5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환부에 총 0.1 ml에서 2.0ml까지 봉침을 1~3회(평균 1.3회) 시술하였더니, 시술 전 투명한 수포의 형태를 띄고 있던 물사마귀들

이 봉침을 시술한 후에는 붉은 색 혹은 갈색으로 변하면서 고사되었다고 하고 있긔. 물론 한약으로도 물사마귀를 치료하는데 율무, 그러니

까 의이인(薏苡仁)을 주로 활용한 치험례가 많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후술할 것이다.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을 처방한 치험례8) 논문이 있

는데, 해당 논문에서는 3명의 환아를 대상으로 8, 13, 15첩씩 곽향정기산에 의이인이나 황기(黃芪)를 더하거나,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

나 보음익기전(補陰益氣煎)을 합방하여 치료하였다.

 

5) Diven DG. An overview of poxviruses. J Am Acad Dermatol. 2001 ; 44(1) : 1-16.

6) 권연숙, 구본철, 오상호 등. 성인에서 발생한 전염성 연속종의 임상적 고찰. 대한피부과학회지. 2008 ; 46(6) : 749-56.

7) 박사한, 김태식, 허영진 등. 전염성 연속종을 호소하는 70명의 환자들에 대한 Sweet Bee Venom의 임상증례 보고. 대한약침의학회지. 2008 ; 11(2) :111-6.

8) 김선미, 하광수, 하수연 등. 藿香正氣散加味方으로 치료한 소아 전염성 연속종 3례.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 2006 ; 20(3) : 11-22.

 

03

Gianotti-Crosti 증후군(GCS)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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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S는 소아에게 발생하는 구진성 말단피부염이다. 첨 들어봤으면서 아는 척 하기 있긔 없긔? 

보통 B형 간염 바이러스나 Epstein-Barr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1주일 정도 감기와 유사한

전구 증상을 겪은 뒤 유두상의 발진이 얼굴과 사지 말단에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다른 특별한 증상이나 위험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소양감이있을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15~60일 동안 지속된 후 사라진다.

 

04

소아황색육아종(juvenile xanthogranuloma)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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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처럼 생겼지만 아니긔. 좀 노랗긔. 유·소아의 피부, 점막 및 안구 등에 담홍~황색의 작은 구진·결절성 병변이 발생하였다가 자연적(수개월 또 

는 3~6년 내)으로 소실되는 질환으로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외상, 염증, 바이러스감염 이후 조직구의 증식에 의해 발생한다. 만약 안

구, 중추신경계 및 내부장기의 침범이 있다면 항암제, 방사선요법, 스테로이드, cyclosporine의 병합 또는 단독 요법을 활용한다.

 

05

한관종(Syringom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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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관종은 좀 흔하긔. 한관종은 에크린 한선의 관(duct)에 나타나는 양성종양인데, 한관이 비후되어 생기는 노화로 보면 된다. 중년 아시아계 여성 

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주로 눈꺼풀에서 작은 노란색 구진이 특징적으로나타나며 크기가 굉장히 작다. 보통 얼굴에서 많이 봤겠지만 겨드랑이, 

복부, 가슴, 목, 두피 또는 사타구니 부위, 성기 등의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고, 특별한 증상은 발견되지 않는다. 외과적 처치나 레이저 치료,

전기소작술 등의 방법을 활용해 깎아내는데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핀홀더 방식이라고 한관종에 구멍을 뚫어 치료하는 방식도 있다고 하는데 나도 좀없애고 싶긔. 

하지만 지금은 이런 이야기할 때가 아니긔.

 

 

9) Wikipedia. Gianotti-Crosti syndrome [Internet]. San Francisco : Wikimedia Foundation Inc.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s://en.wikipedia.org/wiki/Gianotti%E2%80%93Crosti_syndrome.

10) 소아황색육아종(Juvenile xanthogranuloma) [인터넷]. 서울 : 대한피부과학회.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www.derma.or.kr/guest/2/2_2.php?uid=1001&mod=document.

11) Wikipedia. Syringoma [Internet]. San Francisco : Wikimedia Foundation Inc.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s://en.wikipedia.org/wiki/Syringoma.

 

 

06

비립종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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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피 아래서 발생한 케라틴이 채워진 낭종의 일종이다. 이것도 흔하긔. 눈가나 코 주위에 잘 발생하고, 별다른 증상은 없다. 이건 차라리 여드름에

가까워서 뜯어준 다음 하얀 비지같은 걸 쭉 짜주면 된다. 아이들에게서 생긴 경우에는 2-4주 안에 자연 소실되지만, 어른의 경우에는 외과적 처치를 시행해서 제거해야지 안 그러면 오래 가긔.

 

259a82bab8ef2d6690788cf6e3677e4c_1518364264_6712.jpg치료


01

양방치료4)


외과적 소파술, 살리실릭산 도포, 냉동요법(cryotherapy), 전기소작술, 레이저요법, 항암제(e.g., bleomycin) 주사요법, 면역요법(dicyclopentadiene ; DCPD), 시메티딘 고용량 요법 등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존재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 존재하지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치료는 사마귀의 물리적인 제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치료 방법 상 통증을 동반하기도 하며,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기에 당연히 재발의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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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Cochrane 리뷰12)에 따르면 사마귀 치료에는 살리실릭산 도포치료가 가장 경제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또한 플라세보와 비교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부작용도 적다고 한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 매일매일 수 주간 도포해야 하는 단점이 있긔. 그리고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긔.

 

다음으로 효과적인 방법은 액체 질소를 이용하는 냉동요법인데, 살리실릭산에 비해 더 아플 뿐 아니라 비용도 더 비싼 치료법이다. 당연히 더 강하

게 얼릴수록 바이러스 박멸을 위해 효과적이겠지만, 그만큼 더 아파질 뿐 아니라 물집, 흉터 등이 생길 수 있어 부작용 우려가 있다할 수 있긔. 

서양의학에서 활용하는 기타 다른 치료법들은 그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12) Wikipedia. Milium (dermatology) [Internet]. San Francisco : Wikimedia Foundation Inc.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s://en.wikipedia.org/wiki/Milium_(dermatology).

13) Cochrane. Topical treatments for skin warts (Review) [Internet]. London : The Cochrane Collaboration. [cited 2017 Apr 19]. available from : http://www.cochrane.org/CD001781/SKIN_topical-treatments-for-skin-w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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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한의치료

 

선조들은 피부에 발생한 오래된 췌생물을 ‘우(疣)’라고 불렀다.

《제병원후론(諸病源候論)》14)에서는 ‘사람의 손과 발에 콩처럼 생겨서 근육이 뭉친 것처럼 생기거나 5~10개가 연속으로 피부에 강하게 붙어있는 것이 우목(疣目)이다’라고 하였다.

 

보통 사마귀는 습담(濕痰)이 쌓였다고 보기 때문에 이기화습(理氣化濕)할 수 있는 곽향정기산과 이진탕(二陳湯), 평위산(平胃散)

을 사용하거나, 병세가 급하고 병변이 붉거나 소양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익기거습(益氣祛濕)하는 인삼패독산(人蔘敗毒散), 청열해독(淸熱解毒)하는 연교패독산(連翹敗毒散) 등을 투여한다.15)16)

 

바이러스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시대에 생긴 한의학이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한다고 하면 다소 의아할지 모르겠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를 통해서만 번식할 수 있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형태이다. 기본적으로 숙주에 기생하여 살아가며, 

면역 감시 체계를 벗어나서 유전 정보를 교란시킬 수 있어야 바이러스가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적합한 세포환경에서만 번식할 수 있다. 

원래 감기 바이러스든 다른 바이러스나 세균이든 다 대기상에 충분히 존재하지만 모든 사람이 감염되는 것은 아니긔. 선조들은 이 질환이 수분이 풍부한 습한 환경에

서 잘 발생하며 병의 양상 역시 수포 형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주목했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수습 정체를 잘 해결하는 약제들을 실험적으로 투여하는 과정에서 특정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특효한 약재들을 찾았을지 모른다. 

바이러스 질환은 아니지만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말라리아 치료제를 발견해낸 공로로 중국의 여류과학자 투 유유(Tu youyou)에게 돌아갔는데, 

갈홍(葛洪)의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에 이미 학질치료에 대한 청호(菁蒿) 추출법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에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추출할 수 있었긔. 

인류가 아직도 바이러스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기본구조를 변형시켜 나가며 진화하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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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疣目者 人手足邊忽生如豆 或如結筋 或五个或十个相連肌理 粗强于肉 謂之疣目

15) 전국 한의과대학 피부외과학 교재편찬위원회. 한의피부외과학. 부산 : 선우. 2007 : 432-8.

16) 윤정민, 신상호, 윤화정 등. 사마귀 클리닉 내원환자에 대한 통계적 고찰.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지. 2009 ; 22(2) : 1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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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사마귀에 대한 치험례나 연구를 보면 특이적인 사항이 있는데, 바로 의이인(薏苡仁)을 대량 가미하거나 군약(君藥)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래. 우리가 율무차 먹을 때 쓰는 그 율무 맞긔. 최근

사마귀에 의이인산(薏苡仁散)만 사용한 치험례17) 가 발표되기도 하였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사마귀에 율무가 특효라는 것은 민간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고, 지금은 이미 상품화되어 있을 정도긔.

 

의이인은 율무의 종자로서 건비리습(健脾利濕), 청열배농(淸熱排膿) 등의 효능이 있어 풍습동통, 근육통, 해열, 황달, 맹장염 등에도 사용

한다. 또한 폐농양, 토혈에도 사용하고, 당연히 예전부터 사마귀의 치료에도 응용되어 왔긔.18)

 

약리학적으로 의이인은 ① 강력한 이뇨작용으로 피부, 점막 등의 세포간질에 정체된 과잉수분을 배설시키고, ② 피부를 자윤해주고, ③

해독, 배농, 항종양작용이 있어서 각종 피부질환, 암에 사용할 수 있고, ④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고, 항산화작용을 하며, ⑤ 항바이러스작용을 지닌다.19)20)

 

현대 연구에 의하면 의이인 속에 함유되어 있는 율무에스테르는 암세포의 생장을 억제하며 암세포를 죽이는 작용이 있어서 현재 위암, 장암, 자궁암, 유방암의 보조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발

행된 한방연구(漢方硏究)에 보도된 논문을 보면 일본 정강시(靜崗市)산부인과 병원에서 의이인편을 사용하여 4명의 여성첨예습우(尖銳

濕疣) 환자를 치료하였다고 한다. 이게 뭐냐면 HPV 감염에 의한 여성 음부 사마귀 질환이다. 요새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HPV 감염이

지목되면서 HPV 예방 접종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인데, 의이인 연구해서 백신이라도 개발하면 돈벼락 맞는 거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깨달았을 정도면 이미 누군가는 돈을 투자해서 연구하고 있긔.

 

어쨌든 아직까지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활용되어온 약재 의이인의 항바이러스 작용이나, 종양 억제 작

용 등을 통해 사마귀 근본 치료에 관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의이인은 임산부 금기약이고, 변비가 있는 사람, 소변량이 적은 사람,

몸이 차가운 사람, 그리고 몸에 쥐가 잘 생기는 사람은 신중하게 복용해야 하는 약이므로 한의사의 진단과 복약 지도 없이 아무나 막 주워먹기 있긔 없긔?

 

 

17) 정호영, 조충식. 薏苡仁散 투여 후 호전된 사마귀 환자 1례 보고. 대한한방내과학회지. 2016 ; 37(5) : 704-10.

18) 전국한의과대학 본초학공동교재 편찬위원회. 본초학. 서울 : 영림사.2000 : 306-8.

19) 박영순. 한방의 약리 해설. 2판. 서울 : 아카데미서적. 2002 : 152-154.

20) 김호철. 한약약리학. 파주 : 집문당. 2008 : 227-9.

 

 

너무 의이인 이야기만 했는데, 다른 치험례에서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과 침, 뜸, 봉침을 사용하여 사마귀를 치료하기도 하고21), 마행의감탕(麻杏薏甘湯)을 처방

하기도22) 했다. 또 외치법으로 판람근(板藍根)이나 고삼(苦蔘) 추출물을 사용하여 씻어내거나, 일황고, 삼백이황고, 자운고를 도포하는 방법이 활용되기도 하는데, 여

러 원장님들의 증언에 의하면 확실히 번지는 것이 줄고 빠르게 아물었다고 한다.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살펴보면23) 사마귀 치료에 있어 판람근, 목적(木賊), 향부

자(香附子), 홍화(紅花)가 다수의 처방에서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치험례에서는 80% 이상의 유효율을 보이고 있으며,
대조군 연구 중 양약 사용군과 한약 투약군을 비교했을 때 모두 한약 투약군의 치료 유효율이 높게 나타났고, 한의치료 후 면역능력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사마귀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24) 에 의하면 위 연구와 비슷하게 대부분의 연구

에서 높은 치료율과 낮은 재발율을 보여 임상효과가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무작위 배정연구나 비무작위 배정연구에서 비뚤림(bias)이 있어 진일보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 보인다.

 

 

21) 이재휘, 심계선. 사마귀 한방치험 5례 증례보고.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지. 2015 ; 28(2) : 121-9.

22) 김슬기, 김민지, 고석재 등. 마행의감탕으로 치료한 족저 사마귀 환자 한방 치험 1례. 한방내과학회지. 2014 ; 35(6) : 280-4.

23) 성현경, 김태연. 사마귀의 한약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 동향 - 중의학논문을 중심으로.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 2016 ; 30(4) : 111-22.

24) 천민정. 사마귀 환자의 한약제제를 포함한 한의학적 치료효과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석사학위논문]. 대전 : 대전대학교. 2017. 한국어.

 

 

긔 체

‘긔’ ‘긔’ 거려서 이번 꼭지가 읽기 불편하셨던 분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10월 9일이 한글날이었는데 요새 한글 파괴 수준이 심각하다.

글자 모양의 생김새가 유사한 점을 이용해 ‘명’을 ‘띵’으로 표기한다던가. ‘대’를 ‘머’, ‘고’를 ‘ㅍ’, ‘근’을 ‘ㄹ’ 등으로 표기하는데, 이것이 디시인사이

드 국내야구 갤러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여 ‘야민정음’이라고 부른다. 세종대왕님이 무덤에서 다시 일어날 일들이 사실 한두 개가 아니긴 한데, 문

제는 이런 흐름을 못 따라잡으면 인터넷 글들을 이해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긔’ 체의 경우는 이와는 조금 다른데, 모 여성 위주 카페에서 귀여운 어감을 살리려고 어미에 표준어가 아닌 ‘구’를 붙이는 걸 넘어서서. ‘규’체를 시

작했고, 이는 최종 진화형인 ‘긔’체에 이르렀다. 이건 뭐 예제를 봐야 이해가 간다.

 

ex) 표준어 : 졸립다고요

약간 귀여운 비표준어 : 졸립다구!

규 체 : 졸립다규!

긔 체 : 졸립긔!

 

사실 한국어의 옛말 중에도 '긔' 라는 말이 있었다. 단 이는 종결과 무관한 '그' + 조사 '이' 의 합성으로 사용했었던 것이고, 현대 한국어로 치면 '그것

+이' 정도가 된다. 예를 들자면 민요 창부타령 중 "긘들 아니 슬플손가" 는 현대 한국어로 풀면 "그것인들 아니 슬플까"가 된다.

 

지금의 ‘긔’는 형태도 그렇지만 ‘지’로 읽으면 대충 뜻이 통하는데, 뉘앙스는 그냥 졸라 귀여운 거라고 보시면 된다. 뭐 이런 것까지 알아야 되나 싶

겠지만 여하튼 그러하다. 전통 한의학 학술지 《On Board》가 앞장서서 한글 파괴를 일삼으면 안 되겠지만 이미 한글은 끝난 것 같다. 언어는 변하는

거니까…. (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이번 꼭지의 제목 ‘사마귀엽긔’는 그리하여 ‘사마귀 귀엽지’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며, 필자는 서양의학적 치료

로 잘 해결하지 못하는 바이러스 질환인 사마귀가 한의학적으로는 치료하기 귀여운 질환 수준이라는 자신감을 귀여운 어투로 표현한 것으로 사료된

다. 50대 이상 독자를 위해 굳이 설명한다. 이렇게 쓸데없는 걸 길게 설명하면 요새는 ‘설명충’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굳이 알려드린다.

 

 

출처- On Board 2017 AUTUMN '사마귀엽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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