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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책 읽는 저녁 – 뇌과학과 친구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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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을 공부하면 세상에 대한 인식의 틀을 넓힐 수 있습니다. - 붉은나비 주성완


뇌과학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10여 년 전에는 서점가에 관련된 책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과학 코너의 신간들이 뇌와 관련된 책들로 채워지기 시작했고,

점차 가장 주류 분야가 되더군요. 최근 10-20년 사이에 굉장히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각광받는 분야인 것이지요.

 

뇌과학은 단순히 뇌의 구조나 기능에 관해 연구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사실상 현재 추세로는 ‘통합과학’에 가장 가까이 있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게놈(genome)에 대한 연구가 인간의 삶 전반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게놈 지도 연구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이후에 수그러든 관심이 이제는 뇌과학으로 넘어온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딥러닝처럼 인공지능 분야도 뇌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거니와, 윤리학의 한 분야로는 신경윤리학이,

미학을 보조하는 신경미학, 뇌와 신경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신경철학,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집행하는 뉴로마케팅 등 사회 전반에 뇌과학이 영향을 주지 않는 곳이 없어졌습니다.

이런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책들이 도리어 너무 많아져 처음 입문을 하는 사람들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뇌과학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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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공부에는 순서가 있다


뇌과학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학문은 진화생물학입니다.

따라서 진화생물학과 관련된 책들은 교양을 쌓기 위해 읽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도 뇌과학만큼 그 범위가 방대하여 특정 서적을 소개해드리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므로 후일로 미루겠습니다.

무튼, 진화생물학과 뇌과학은 형제지간의 학문이다, 라는 점을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뇌과학의 연구는 철학자들의 사유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자들이 뇌의 기능에 대해서 화두를 던지면, 뇌과학자들이 심리학의 실험 결과들과

인류학의 관찰 결과를 토대로 이론을 정리하고 그것의 유물론적인 결과물을 찾습니다.

그렇게 연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뇌과학의 또 다른 인접 학문은 철학과 심리학, 인류학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러한 분야들의 지식이 많아질수록 사람의 뇌를 이해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꿈꾸는 기계의 진화》를 쓴 신경철학자 로돌프 이나스는 ‘뇌는 결국 움직이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뇌의 본질은 감각자극을 받아서, 그것을 해석하고 연합하여,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여 생존확률을 높이는 기관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뇌과학 공부도 결국 이러한 흐름을 따라서 가면 조금 더 쉽습니다.

즉, 우리가 어떻게 감각을 지각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기억해서 연합해 ‘의식’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어떻게 행동하는지의 순서대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우선 감각과 지각부터!


먼저 감각과 지각에 대한 책들을 소개해드립니다.

가장 기본적인 정보는 다큐멘터리를 요약하거나 잡지를 요약한 책들에서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책들은 최근 연구 경향과 결과들을 쉽게 소개해줍니다.

감각과 관련된 EBS 다큐프라임 다큐멘터리를 정리해 출간한 《EBS 다큐프라임:감각의 제국》은 독자를 자연스럽게 감각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다이앤 애커먼의 《감각의 박물학》은 감각과 관련된 연구자들의 기본 필독서로 꼽힙니다.

후각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은데 무난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는 레이첼 허즈의 《욕망을 부르는 향기》가 있습니다.

국내 연구자인 최낙언 선생의 《맛이란 무엇인가》와 《감각, 환각, 착각》은 미각과 후각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읽어볼 만합니다. 대니얼 레비틴과 세스호로비츠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청각 연구자들이면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에세이스트들입니다.

대니얼 레비틴의 《뇌의왈츠》, 《호모 무지쿠스》 그리고 세스 호로비츠의 《소리의 과학》은 소리와 음악에 대한 뇌과학적 접근을 도와줍니다.

촉각에 관해서는 인류학자 애슐리 몬터규의 《터칭》이라는 책을 읽어볼 만합니다.

최현석의 《인간의 모든 감각》은 감각 전반에 대해서 기본적인 정보들을 정리해서 알려줍니다.

좀 더 심도 있는 정보를 얻고 싶다면 뇌과학의 교과서라 부를 수 있는 Bruce Goldstein의 《감각 및 지각심리학》이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감각 및 지각과 관련해서 언급을 빼놓을 수 없는 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는

감각 및 지각과 관련된 뇌과학 분야에 대중적인 관심이 쏠리게 하는데 크게 일조했습니다.

그의 기술 방식은 다소 특이한데, 그는 특정한 질환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삶의 양식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것은 러시아의 신경과학자 알렉산드로 루리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루리야는 질환이 오로지 환자의 삶 속에서만 해석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여

환자의 세세한 삶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연구하는 방식을 낭만주의 과학이라고 합니다.

올리버 색스와 알렉산드로 루리야의 책들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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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감정이다


감정에 관한 책들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감정에 관한 연구는 아주 오랜 시간 무시를 당했던 분야입니다.

서양에서는 이성주의가 팽배하던 시절에 감정을 쓸모없는 어떤 것에 가깝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정을 솔직하게 묘사하는 것이 문화적으로 불편한 일이 되었고,

그것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조성되었습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신경과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감정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고,

불명예를 누리던 감정이 뇌과학에서 나름 각광받는 분야가 됩니다.

그렇게 되는데 크게 일조한 학자로는 안토니오 다마지오와 조지프 르 두가 있습니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데카르트의 오류》와 《스피노자의 뇌》를 통해 감정(emotion)과 느낌(feeling)이

우리의 자아감(sense of self) 및 인지(cognition)를 결정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논증하고 있습니다.

조지프 르 두의 《느끼는 뇌》, 《시냅스와 자아》, 《불안》 등 일련의 저작은 감정의 핵심적인 중추가 편도체이며,

편도체가 단순히 불안한 감정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캔더스 퍼트의 《감정의 분자》도 꼭 읽어봐야 하는 책 가운데 하나인데,

책은 감정이 어떤 식으로 면역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지처음으로 밝힌 기념비적인 결과물입니다.


아울러 감정 분야에서는, 감정이 모두에게 공통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본질주의와 이와는 반대로 인간의 경험을 토대로

인지적 해석을 가한 산물이라는 구성주의 간의 오랜 논쟁이 있었는데, 각각을 대표하는 대중적인 학자가 바로

《얼굴의 심리학》을 쓴 폴 에크먼과 최근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쓴 리사 펠드먼 배럿입니다.

폴 에크먼은 원시인들의 연구를 통해 인간의 감정은 본능에 가깝고, 여섯 가지의 기본적인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혔죠.

리사 펠드먼 배럿은 그것을 부정하고 여섯 가지 감정조차도 문화와 학습의 산물이라고 반박합니다.

두 책을 비교해서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최현석 선생의 《인간의 모든 감정》을 보시면 감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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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에 대한 공부가 마지막


마지막으로 의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의식은 뇌과학자들이 가장 정복하고 싶어 하는 주제입니다.

여전히 미지의 분야이기도 하고요.

데이비드 차머스라는 유명한 신경철학자는 의식의 문제를 뇌의 ‘어려운 문제(hard problem)'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밝히는 것에 비해 의식의 본질을 밝히는 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지요.

제일 먼저 의식을 건드린 사람은 면역학자인 제럴드 에델만으로 그는 의식 연구의 기본을 마련했습니다.

그가 쓴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는 이 분야 최고의 명저이고, 《뇌는 하늘보다 넓다》,

《세컨드 네이쳐》는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를 대중적으로 풀어쓴 책입니다.

신경세포들이 내부적으로 진화적 경쟁을 한다는 신경 다윈주의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일차의식과 고차의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논증으로 뇌과학 연구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제럴드 에델만의 연구실에서 연구하던 줄리오 토노니는 ‘정보통합이론’이란 개념으로

최근 의식 연구 분야에서 가장 각광 받는 학자입니다.

그가 쓴 《의식은 언제 탄생하는가》는 정보통합이론을 소개한 유명한 서적입니다.

토노니는 《파이》라는 소설을 써서 자신의 정보통합이론을 조금 더 가볍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DNA를 발견한 프랜시스 크릭은 말년에 의식 연구에 뛰어들었는데

이른바 ‘의식의 신경상관물(NCC)’이라는 유명한 용어를 만듭니다.

의식의 기반이 되는 어떤 것에 대한 유물론적인 근거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 내용을 다룬 책이 《놀라운 가설》입니다.

프랜시스 크릭과 같이 연구를 한 크리스토프 코흐는 이후 의식 연구의 대가가 됩니다.

감각 가운데서도 시각의 지각을 토대로 의식을 해설하려고 한 《의식의 탐구》는 이 분야 필독서로 언급됩니다.

아울러 조금 더 대중적으로 의식에 관한 연구들을 소개한 《의식》 역시 참고해서 읽어볼 만하죠.


《글 읽는 뇌》와 《뇌의식의 탄생》을 쓴 스타니슬라스 데하네의

책이나, 《감정의 도서관》, 《빨강보기:의식의 기원》을 쓴 니콜

라스 험프리의 책들도 의식에 대한 이론들을 접해보려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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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은 우리의 인식의 틀을 넓혀줍니다


글이 장황하게 길어졌는데, 뇌과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각-감정-의식의

각기 다른 분야를 순차적으로 접근하면서 각각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리고 계속 정보가 업데이트가 되고 있으므로 논문이나 잡지, 그리고 신문기사를 통해서 최신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좋고요.

그렇게 하면 세상에 대한 인식의 틀이 훨씬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뇌과학의 세계로 오늘부터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글 붉은나비 주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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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On Board 2018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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