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충청남도한의사회
한의학 알아두기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한의사회의 규범이 되겠습니다
전문가컬럼 떠 먹여주는 논문 – 사람의 체중을 조절하는 셋 포인트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는가?

페이지 정보

본문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0485_1887.jpg


긴 인류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사람이 규칙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인체는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살아남을 수 있게 소화 효율을 높이고 지방을 비축해두려는 경향을 가집니다. 

음식을 먹지 못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잉여 에너지를 단위 저장량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방 형태로 복부나 허벅지 등의 부위에 저장하게끔 진화해 왔다는 것이죠.1)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0609_3367.jpg 


하지만 이와 같은 인체의 신비로운 현상은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위기에 봉착합니다. 

풍요롭고 규칙적인 식생활 속에서 발달된 인체의 저장 메커니즘은 전 세계 19억 명 이상(2014년기준)을 미쉐린 맨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나아가 비만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인구의 3분의 1이 비만(2015년 기준)이라는 사실, 놀랍지 않으신가요?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1053_3072.jpg
 

비만·과체중 환자를 진료하고 지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셋 포인트(set point)’입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개인의 체중

이 유전적으로 정해지거나 과거에 설정된 값이 존재하기에 체중이 증가하든 감소하든 시간이 흐르면 다시 ‘설정(set)’된 범위 

내로 돌아간다는 가설이죠. 흔히 말하는 ‘요요현상’이라고도할 수 있습니다.

 

인체에는 단기적으로 식이를 조절하는 시스템과 장기적으로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모두 존재하기에 주변 환경의 

다양한 신호에 맞추어 체중을 변화시킵니다. 

그러나 체중값이 무작정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은 드뭅니다. 

이런 시스템에서 에너지의 흡수와 소비는 실제 체중과 셋 포인트의 격차가 커질수록 더 강력하게 조절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일생동안 비슷한 체중으로 살아갑니다. 

그동안 연구자들이 셋 포인트가 엄격하게 조절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셋 포인트 이론에 대해 학자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번 논문 「Is there evidence for a set pointthat regulates human body weight?」처럼 말이죠. 

이 논문은 여러 체중 조절 연구를 묶은 리뷰 논문입니다.

 

논문에서는 1900년대 미네소타에서 시행한 체중의 중재연구2)를 예로 들며 셋 포인트에 의한 체중 조절이 생각보다 

엄격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피시험자들은 24주간 에너지 흡수량을 시험 전의 50%로 제한했고 

그 결과 체내 지방량은 처음보다 66% 감소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정상적인 식사를 한 후에는 지방 축적 현상에 의해 시험 전 체내 지방량의 145%만큼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굶거나 다시 먹거나 오히려 더 먹었을 때마다 새로운 셋 포인트를 설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체중 조절에는 (1) 각 식이 환경마다 체중이 안정된 상태인 ‘세틀링 포인트(settling point)'가 있고(일종의 알로스타시스(allostasis)) 

(2) 에너지 흡수보다 소비가 더 큰 음(negative)의 에너지 균형에 반응하는 조절 시스템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시험 후 정상적인 식사로 복귀했을 때 지방량이 초기값의 5%이내로 줄어드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굶기 전의 생활습관으로 돌아가도 체중이 이미 새로운 값에 고정되었기 때문에 회복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생리적 요인보다는 환경(상대적인 과식)에 의해 체중이 조절되는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1) Neel JV. Diabetes Mellitus: A “Thrifty” Genotype Rendered Detrimental by “Progress”?. Am J Hum Genet. 1962; 14(4): 353-62.

 2) Keys A. Brozek J, Henschel A. The Biology of Human Starvation. MN: University of Minnesota; 1950.  

 

위 연구 결과는 원래의 ‘설정’ 대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역으로 셋 포인트 이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셋 포인트 이론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뒤를 잇는 근래의 논문에선 다음과 같은 4개의 주제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1. 체중 말고 신체 구성 성분에 대한 셋 포인트가 존재하는 게아닐까?

2. 에너지 균형과 영양 대사가 ‘설정’되어 있는가?

3. 렙틴이 체중을 조절하는가?

4. 체중 조절에서 생활환경(western life style)이 인체생리학적 조절보다 더 강한 인자인가?

 

 

자, 그럼 하나씩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3) 70 kg 남성에서 지방 140000 kcal, 단백질 24000 kcal, 탄수화물 600 kcal 보유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2237_7037.jpg

체중은 지방조직, 지방이 거의 없는 조직(뼈, 세포외액, 세포(세포내액, 글리코겐, 단백질)), 그리고 지방 없는 조직의 무게의 합으로 계산됩니다. 

우선 해부학적으로 지방이 거의 없는 조직은 골격근, 간, 뇌, 심장, 신장인데 각각 성인 무게의 40%, 2.6%, 2.0%, 0.5%, 0.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뼈와 근육처럼 체중에 제법 기여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심장과 신장 등은 대부분 연관이 없으며, 

조직별로 각각의 무게 조절 기전이있기 때문에 구성 성분과 셋 포인트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지방조직을 살펴보겠습니다. 

체중 조절은 본래 지방조직, 보다 정확하게는 지방량의 저하로부터 시작됩니다. 

지방축적 현상은 지방이 고갈되었을 때 이를 보상하려는 기전에 의한 것입니다. 

고도비만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 기전은 유전되는 것으로 밝혀졌고 셋 포인트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지지해 줍니다. 

하지만 지방조직의 위치나 양, 대사, 무게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는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개별 지방조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2464_9091.jpg
 

보통은 격렬한 운동처럼 에너지 소비가 많을 때 체내 대사의 균형이 무너져 음식 섭취량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반대로 섭취량이 많아진다고 하여 움직임이 증가하진 않습니다. 

에너지 균형이 바뀌었을 때 대사의 보상 작용은 세포 호흡과 섭취량의 조절로 나타납니다. 

음(negative)의 상태에서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 휴식 시 에너지 소비량, 식사열, 신체활동이 감소하고 에너지 흡수는 증가합니다. 

반대로 양(positive)의 상태에서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 휴식 시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고 에너지 흡수는 감소합니다.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2541_1321.jpg
 

세밀하게 보자면 전체적인 에너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흡수량의 증감에 따라 각 기관(심장, 간, 신장, 골격근, 뇌 등)의 대사율 변동이 일어나며 

이는 교감신경, 갑상선호르몬, 렙틴, 인슐린 등 신경계, 내분비계에 의해 조절됩니다. 

에너지 불균형을조절하는 위와 같은 반응은 새로운 에너지 평형과 장기적으로 안정된 체중을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출입 에너지를 0으로 만드는 체중의 증감이 나타나고, 주어진 체중을 유지한 채 에너지 균형을 만드는 ‘셋 포인트’가 아닌 새로운 체중 균형인 ‘세틀링포인트’를 생성합니다.

다음은 영양 대사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인체에서 탄수화물, 지방 그리고 단백질 저장은 그 각각의 사용률과 관계가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크기3) 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조절을 받습니다. 

먼저 탄수화물의 균형은 글리코겐 저장량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엄격하게 조절됩니다. 

이 피드백에 대한 실험 연구에 따르면 간(肝)내 글리코겐의 작은 감소에도(예,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 글리코겐 저장량을 늘리기 위해 전체 식사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로 지방의 흡수까지 함께 증가되었고 결국 지방량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단백질과 지방의 균형은 탄수화물과 달리 엄격하지 않아서 개별 성분의 증가나 감소의 폭이 컸습니다. 


이 결과 단백질이나 지방보다 탄수화물의 균형이 체중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탄수화물이 체중에 대한 셋 포인트라 가정한다면 약간의 탄수화물 증감에도 지방까지 흔들려 체중을 조절하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2790_1798.jpg

최근 15~20년 동안 식욕과 포만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이해는 식욕 조절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 펩타이드, 그리고 모노아민 네트워크로 설명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분비 조절은 완벽하지 않을 뿐더러 외부 조건(예, 비만을 촉진시키는 환경)도 내분비 조절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체중 조절에 대한 연구는 시상하부를 포함하는 뇌, 그리고 말초에서 에너지와 지방 저장량에 대한 신호를 주고받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그 신호 중 한 가지가 렙틴입니다. 

렙틴은 지방량에 비례해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데 지방량 증가 시 시상하부에 에너지 흡수를 줄이고 소비를 늘려 지방량을 조절하는 신호를 보냅니다. 

또한 렙틴의 작용 정도는 혈중 렙틴과 셋 포인트된 렙틴의 차이에 비례해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렙틴은 지방량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주요 인자가 아니라 에너지 균형이 음으로 되었을 때 지방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합니다. 

식욕부진이나 지방 저장량 감소 시에 발생하는 낮은 레벨의 렙틴은 에너지 흡수를 증가시키고 에너지 소비를 줄입니다. 

이를 증명하는 예로 지방이 없는 조직을 모델로 한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실험에서 혈중 렙틴 농도가 낮을 때는 휴식 시 에너지 소비량도 비례해서 낮아졌으며 정상적인 렙틴 농도에서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3124_4081.jpg

 

이 결과는 지방조직과 같은 신체 조직이 에너지 균형에 의해 조절되며 특히 음의 에너지 균형과 식사 상태에 반응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쉽게 말해 체중 증가보다 체중 감소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조절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대칭성 조절은 우리가 겪듯이 살을 찌우는 것이 살을 빼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임상경험(물론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는)과 일치합니다. 

그리고 비만으로 유도된 고 렙틴이 렙틴 저항성을 일으킨다는 현 시점의 가설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3174_9509.jpg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3223_7825.jpg

 

체중은 인체생리학적 기전을 통해 조절되지만 그것을 압도하는 것이존재하지 않고서는 현재 비만 유병률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생활환경이라는 요인입니다. 

생활환경 앞에서 인체생리학적 조절은 너무나도 무기력해 보이고 실제로 비만을 촉진하는 환경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 증가는 하루하루의 세밀한 에너지 조절을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차이는 50-150 kcal/day이며 하루 총 에너지 흡수량의 5%정도로 적은 수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만성적인양의 에너지 균형을 형성하고 점점 비만으로 향하게 만듭니다. 

따라서생리학적 조절을 통한 셋 포인트의 영향력보다 생활환경이 더 강력한 인자라는 생각은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실제로 이 생각은 여러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서양식 식이를 주었을 때 과식증과 급격한 체중 증가가 나타나 비만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이 결과는 인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반면에 인체생리학적 조절을 증명하고 셋 포인트를 지지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어리고 마른 카메룬 남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폭식으로 체중을 약 19 kg 증가시킨 후 저지방 고 탄수화물의 전통적 식단을 먹게 하였습니다. 

시험 결과 평균 3개월 이내에 초기 에너지 흡수 상태로 돌아갔고, 평균2.5년 이내에 초기 체중으로 돌아갔습니다. 

감비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평소 저지방 식이를 할 뿐만 아니라 계절적 차이(연간 음식부족)로 인한 에너지 흡수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체중은 10년간 거의 일정하게(±1.5 kg 이내) 유지되었습니다.

끝으로 저자들은 적절한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당연히 안정적인 생활 습관이 필요하며 이성을 꼭 붙잡고 있으라는 조언도 해줍니다. 

우리는 이미 ‘심(心)-신(身)’을 함께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지해주는 기둥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4756_9535.jpg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4776_5241.jpg
 

이번 논문에서는 체중 조절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신체의 상세한 구성 성분에 대한 연구와 함께 체중에 대한 유전학적, 후성유전학적, 내분비적 영향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요. 

셋 포인트 얘기를 들을 땐 ‘그래, 맞는 말이네’ 하다가 세틀링 포인트 대목에서도 역시 ‘어랏? 이것도 맞는 것 같은데?’ 하게 됩니다. 

혼란스러운가요? 여기선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즉 균형 잡히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때는 셋 포인트가, 서양식 생활환경일 경우에는 세틀링 포인트가 중심이 되는 체중 조절을 생각하라는 것이죠.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심-신 패러다임’까지살펴보기를 권합니다. 

성공적인 체중 조절을 위해선 단지 육체에 한정된 셋 포인트나 세틀링 포인트에 머물지 않고 마음까지 다스리는, 좀 더 확장 된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94976da53288edeb4f993766809a81bc_1536744897_8458.jpg 

 

 

 

 

 

출처 - On Board 2018 SUMME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충청남도한의사회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영성로 62, 3층 | 607-82-86917
T.041-563-0343 | F.0504-926-0022 | E. chakom@naver.com
Copyright © www.chakom.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