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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니들은 욕을 해야 알아먹어!! -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백호가인삼탕(白虎加人蔘湯)의 치료 효과 및 석고(石膏)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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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참, 뭔 3개월이 눈 깜짝할 새에 또 왔대?

더 이상 할 욕도 없는디? 욕 나오게 자꾸 욕하라 그러네.

원래 지난 피부특집 콘셉트의 《On Board》 光:腠理 때 써먹으려고 썼던 글인데

편집장 나부랭이가 일언반구 없이 내 글을 쏙 빼버렸지 뭐야.1)

어찌됐건 그래도 써놓은 글을 썩힐 수는 없어서 피부에 대해서 한 연설할 참이야.

 

「 1) 편집장 주 :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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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놀이


백호가인삼탕(白虎加人參湯)은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과 더불어 홍반과 가려움이 나타나는

급성기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처방이야.

이름만 봐도 백호탕(白虎湯)에 인삼(人蔘)을 가미했다는 건 알겠는데 뭐하는 약이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거든.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 당신을 위해서 학창 시절 백호가인삼탕을 대면했던 나의 첫느낌을 말해주려고 해. 자알~ 들어봐.

 

1) 편집장 주 :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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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세고 멋져 보였어. 이름이 폼 나잖아? 백호라니… 그런데 왜 백호일까? 어이없게도 처방 구성 약재 중 하나인 석고(石膏)가 하얗게 생겨서 백호래. 

이렇게 허탈할 수가……. 늘 이딴 식이지. 

옛날 사람들에게는 사방신(四方神)이라는 개념이 있었어. 

북쪽의 현무(玄武), 동쪽의 청룡(靑龍), 남쪽의 주작(朱雀), 서쪽의 백호(白虎)를 말하지.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가운데 황토(黃土)가 있다 그거야. 

제각각 상징색도 있는데 알려줄까 말까? 뭐, 눈치코치가 있다면 벌써 알았겠지만 백호는 하얀색, 청룡은 푸른색, 주작은 붉은색, 현무는 검은색, 황토는 황색을 나타내지. 

쓸데없는 이야기로 지면을 할애했네. 

미안해~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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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은 처방명을 지을 때 사방신을 끌어다 쓰곤 했는데 순전히 간지 때문이었던 걸로 사료돼. 예를 들어 마황(麻黃)은 파란색이잖아? 

그래서 마황이 들어간 처방은 처방명에 ‘청룡’을 붙여서 ‘소청룡탕(小靑龍湯)’, ‘대청룡탕(大靑龍湯)’이라고 해. 

와 대조를 이루는 주작탕(朱雀湯)도 있겠지? 지금은 소실돼 기록이 정확치 않은데 십조탕(十棗湯)의 원래 이름이 주작탕이라는 설이 있어. 

왜 그러겠어? 대추가 붉은 색이기 때문이지. 

찬가지로 검은색 부자(附子)가 들어간 처방 중에 현무탕(玄武湯)도 있어. 

속이 시커매서 그런지 욕심도 많아. 

현무탕은 이름을 또 하나 가지고 있는데 바로 진무탕(眞武湯)이야. 

물론 욕심은 개드립이고 조상, 성현(聖賢), 군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 피휘(避諱) 혹은 기휘(忌諱)라 부르는 한자문화권의 옛 관습 때문에 이름이 바뀐 것이야. 

‘현(玄)’이라는 이름의 왕이 있었던 게지. 

마지막으로 하나 남았군. 

중앙의 황토를 상징하는 것은 시호(柴胡)라고 해. 

그래서 예전엔 소시호탕(小柴胡湯)을 황토탕(黃土湯)이라 했다는데, 시호가 흙색이긴 하지만 이건 나도 참 생소해. 

황토탕(黃土湯)은 따로 있고 요즘엔 소시호탕도 그냥 소시호탕이라고 불러.

 

이런 명명법들을 보면 어떻게든 잘 외우게 하려고 이리저리 엮는 솜씨가 옛사람이나 우리나 똑같은 것 같아. 

그런데 말이야, 좀 더 생각해 보면 삽질도 이런 삽질이 없다는 거! 한 가지 외우기도 힘든데 그걸 외우기 위해 또 다른 암기거리를 창작해 내다니…….자자, 사설이 길어졌군. 

이제 본격적으로 백호가인삼탕 애기를 해볼까.

 

‘석고+지모’ 조합에다 비위에 작용할 거 같은 갱미, 인삼, 감초의 조합이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되게 독특하더라고.

어쩌다 석고를 갈아 가루로 만들어 사용할 생각을 하게 됐을까?


‘심하비경(心下痞硬)이 있어야 백호가인삼탕을 사용할 수 있다는데, 심하비경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갈증이 심한 당뇨병 초기에 사용할 수 있다는데, 심한 갈증이 당뇨로 이어지는 것일까?’

 

사실 난 이런 정도로 고민하다 말고 학부를 졸업해 버렸어. 

긴, 알았다 한들 뭐하겠어? 잘 쓰지 않는 처방은 금방 잊게 마련이야. 

그러다 지현우 쌤이 찾아서 풀어주는 이런 생리학적인이야기들을 듣게 됐는데, 내가 생각해오던 것들을 하나의 고리로 연결시켜 주는 것 같아 완전 뽕 갔지. 

은근 흥미진진해서 넘나 재밌게 배우고 있다는. 근데 말이야, 좋은 건 좋은 거고, 지현우 쌤이 공부하는 걸 엄청 싫어한대나 어쩐대나. 

그럼 뭐지? 변태인가? 아님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

 

백호가인삼탕은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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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느낌의 환자에게 백호가인삼탕을 처방한다.


백호가인삼탕은 상기감(上氣感), 홍반, 소양감, 열감, 안면홍조, 발한, 요량 증가, 구갈(口渴), 다음(多飮) 등이 있을 때 처방하는 약이야. 

특히 홍반이나 가려움과 같은 염증, 구갈, 요량 증가가 있을 때 효과가 좋아. 

앞서 말했다시피 일본에서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급성기 때 추천하는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과 함께 많이 처방되는 약이지. 

일본 후생성2)에서는 백호가인삼탕을 상기감, 갈증, 홍반, 갈증, 당뇨병 초기의 열성질환에 효과가 좋다고 공표했어. 

즉 국가가 효과를 인정한 약이라는 거~. 우린 말로 해도 어차피 잘 모르니깐 그림 한 번 보고 가자. 

한글도 잘 안 들어오는데 일본어까지 읽으려고 골머리 앓지 말고 그냥 느낌만 한번 가져 봐.

자, 먼저 볼 자료는 일본동양의학회(日本東洋醫學會)의 <백호가인삼탕의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 대한 임상효과 검토>라는 논문이야.

 

2)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비슷한 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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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에서 2006년 5월까지 당신은 어디서 뭘 했을까? 

효고의과대학 피부과에서는 진찰한 아토피 환자 중에 얼굴에 경도부터 중등도 사이의 홍반이 있는 환자를 모집했어. 

총 14명으로 남자 7명, 여자 7명, 평균연령은 29.6세였지.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갈증 호소와 주로 찬물만 마시려는 환자들로 한정해서 뽑다 보니 N수가 조금 적기는 하네. 

어쨌든 최종까지 투여한 11명에 대해서만 연구를 진행했어. 

물론 투여한 약은 오늘의 주인공인 백호가인삼탕 진액 제제였지. 

1일 9.0g씩 투여하고 2주 후에 홍조의 정도, 갈증 정도,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 가려움증 개선 정도를 관찰했어. 

실험 방식은 여느 케이스 리포트와 별 차이가 없지? 그렇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그래! 결론부터 말할 테니까 집중해서 끝까지 따라와 봐. 

우리가 만날 그렇게 주장하는 변증! 이 변증이 중요하다는 데 힘을 실어줄 결과가 나왔거든. 

당신의 라이선스가 다른 의료계 라이선스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이유를 곧 알게 될 거야. 흐흐흐


홍조를 자각하고 있던 환자들의 얼굴 반점의 수가 2주 후에는 평균 2.67개에서 1.22개로 유의하게 감소했어. 

뭐 이 정도에도 “백호가인삼탕 괜찮네~” 할 수 있겠지만, 다음 결과를 보면 더 흥미로울걸? 

안면홍조의 정도가 낮은 환자들은 홍반 개선 효과가 ‘0.6>0.47’로 나타나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거야. 

아니,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돼? 정도가 약하면 완치가 되어야지, 

어떻게 증상이 심한 환자가 더 많이 개선 되냐고! 이거 대빵 흥미롭지 않아? 

앗. 미안미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근데 말이지 예상 밖의 결과는 이게 다가 아니야. 

가려움 증상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거! 안면홍조의 강도가 강한 환자들의 가려움은 1.51에서 1.00으로 상당히 개선됐는데, 

약한 환자들의 가려움은… 오잉? 1.37에서 1.50으로 오히려 미세하게 커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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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백호가인삼탕은 갈증이 있고 얼굴의 홍반 증상이 강한 아토피 환자의 홍반과 가려움증, 갈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어. 

다시 말해 ‘증’에 맞아야 치료 효과가 좋다는 거지. 

이런 결과는 전통적인 증이나 처방 근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니 한의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지? 그니깐 양방, 한방 둘 다 공부 해야 돼. 

이제 겨우 공부 마쳤는데 또 공부 타령이냐고? 당근이지. 우린 꽤 유능한 한의사가 돼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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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정확하게 투여하려면 뭐가 중요해? 진단! 두말하면 입 아프지. 

아무튼 우리가 그동안 변증한 게 삽질이 아니었다니, 이 얼마나 다행이야. 

연구자들은 여태까지의 연구 결과를 조합하고 결론 내려 백호가인삼탕의 투여 목표와 증을 설정해 주었어.

참 친절도 하셔라. 

실제로 그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안면과 이마 부분의 피부 온도가 35.5 ℃ 이상인 환자에게청열 효과가 좋았다고 해. 

그래서 얼굴 홍반 증상이 ‘강하다’의 기준을 ‘35.5℃ 이상’이라고 콕 집어 정해 놨으니 얼마나 명료해? 눈물콧물빗물 나게 고마운 일이지.

 

이건 투여의 국소증 설명이니 여기서 밑줄 쫙~! ①안면부, 경부, 전흉부, 상배부에 거쳐 나타나는 홍반 ②홍반부, 특히 안면홍조 ③전신 피부의 건조 경향 등이야.

물론 투여의 전신증 설명도 있어. 

①중등도의 체력 ②수분 섭취량이 많음 ③경도의 수족냉증(냉증으로 인한 복통은 없음) ④경도의 변비 경향 백호가인삼탕의 효과와 기간도 알려줄게.

 

보통 2주 내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 가려움과 홍반이 줄어들어. 

2주 동안 효과가 없으면 전방(轉方)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4주째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니 임상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냔 말이야. 

게다가 약을 ‘한 제 말고 두 제요~’ 할 수 있는 근거까지주니, 좋네, 좋아!! 명쾌하고 깔끔한 결론까지 들었으니 이만 하산해야겠지? 

근데 이를 어쩌나. “난 공부가 싫어요!”를 외치는 지현우 쌤이 그새 또 새로운 논문을 찾아놨네. 

이 분 뭥미?! ‘백호’라는 폼 나는 별명을 가진 석고의 기전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자 쓸데없이

궁금증이 발동했다는구먼.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좀 더 따라가 보자고. 

석고는 과연 어떤 기전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걸까? 다같이 알아보러 가즈아~!

 

논문 제목을 대충 번역해보자면 〈백호계지탕의 항알러지 작용과 석고와 지모의 작용기전〉 쯤 돼. 

‘백호가인삼탕’으로는 아무리 검색해도 기전에 관한 논문을 당췌 찾을 수가 없더라고. 

꿩 대신 닭, 이 없으면 잇몸 아니겠어? 백호가인삼탕과 비슷하게 생긴 녀석들을 떠올려 보았지. 

뭐가 있을까? 빙고! 바로 석고와 지모가 들어간 백호계지탕. 요 녀석의 석고와 지모의 작용 기전을 알아보았어.

 

석고만 있음 장땡이지 뭐!!


‘백호’라는 폼 나는 별명을 가진 석고! 예로부터 청열, 구갈, 다한, 소양증에 다용돼 온 광물성 약재로 명성이 자자했어. 

어떤 약리작용을 하는지 빨리 설명부터 하라고? 그러지 뭐. 두둥~“그것이 알고 싶다. 석고 편”

 

이카라시 등의 연구에 따르면 석고만 4주를 먹인 쥐의 피부에서 아쿠아포린(Aquaporin) 3mRNA와 그 단백질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대. 

아쿠아리움이나 아쿠아월드에 놀러가 본 적 있지? 그래 맞아. 

바로 그 ‘아쿠아’는 ‘물’이란 뜻이야. 

공부와 아예 담 쌓고 지낸 게 아니라면 오령산(五苓散)의 기전을 언급할 때 ‘아쿠아포린’이 종종 거론된 것을 본 적 있을 거야. 

아쿠아포린은 쉽게 말해서 물 분자의 출입을 조절하는 막단백질(membrane protein)이야.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첨부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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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쿠아포린 덕분에 수분 출입이 조절돼 오령산증 환자들의 주증상인 소변불리, 구갈 등이 개선되는 것이고, 

열증과 갈증이 있는 환자들의 수분 불균형이 조절되면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 거야. 

재밌는 건 석고가 황산칼슘(CaSO₄) 성분이라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아서 100℃에서 1.6g 정도밖에 함유되지 않는데 한약에서는 그것보다 많은 양을 사용한다는점이지. 

실제로도 석고를 다량으로 투여하면 환자의 열증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자들은 석고의 이런 기전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 했어. 

어때, 궁금해 한 거 맞지?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잘 녹지도 않는 석고를 환자에게 대량으로 부어 대면 왜 환자의 열증이 잡히고 증상이 개선되는 것일까요?” 이 연구는 기전의 이 점을 밝히려고 시작한 거야.

 

우선 석고의 효과 기전에 대한 연구결과부터 함께 볼까. 

고가 마황의 열생성 효과(thermogenesis)를 중화한다는 것이 쥐 실험을 통해 밝혀졌어. 

진짜 청열한 약 맞네, 맞아!! 근데 이게 끝이 아니야. 

쥐 실험을 통해 백호가인삼탕에 IgE(Immunoglobulin E, 면역글로불린E)를 줄이는 항알러지 효과가 있다는 게 확인됐거든? 

그런데 석고를 뺀 백호가인삼탕을 투여할 때는 항알러지 효과가 없어지는 거야. 

그러니까 석고가 없으면 백호가인삼탕의 소염 효과와 항알러지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지. 

석고가 엄청 중요한 약물, 명약물이라는 말씀되시겠다 이거야.

 

또한 석고가 함유된 조등산(釣藤散)에 대한 연구에서도 석고가 빠질 경우 조등산의 알카로이드 성분의 추출량이 현저하게 줄어들더래. 

그래서 석고가 다른 생약성분의 유기화합물 추출을 도와주어 약리효과가 있나보다 하고 추론 중이라지. 

마찬가지로 마황감석탕의 연구에서도 석고가 빠지는 경우 마황의 알카로이드 용출이 줄어들어 치료 효과가 상당히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었어.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제멋대로 먹으면 안 되겠지. 

원래 한의학 처방에서 석고의 복용량은 5~15g 정도야. 

많은 임상의들의 보고에 따르면 석고를 대량으로 투여하면 할수록 환자의 ‘열증’이 용량과 비례해 개선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대. 

마이의 보고에 따르면 석고 복용량을 15g에서 100g으로 증량 했을 때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치료 효과가 크게 증가했다는 거야. 

진짜로! 이번 연구에서 석고의 양을 다르게 한 백호가계지탕 샘플을 여러 개 만들어서 인공적으로 피부염을 일으킨 쥐에게 투여해 

그 치료 효과와 기전을 살펴보게 된 것도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였지.

 

앞에서 언급했듯이 연구자들은 석고 함유량에 따라 백호가계지탕을 여러 개의 샘플로 준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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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T 0: 석고 함량이 0g

BKT 7.5: 석고 함량이 7.5g

BKT 15: 석고 함량이 15g

BKT 30: 석고 함량이 30g

BKT 60: 석고 함량이 60g


실험 첫 단계에선 석고 용량별로 다른 백호가계지탕 샘플에서 지모의 유효성분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티모사포닌 A-Ⅲ(timosaponinA-III)의 함유량을 살펴보았어. 

왜냐하면 석고가 다른 약재들의 유효성분 용출이나 추출을 돕는다는 견해가있었거든. 

그러나 각 샘플들의 지모 유효성분 용출량에는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확인하게 됐어.

 

다음은 쥐의 귀에 강제로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킨 후 백호가계지탕 샘플 투여 결과를 살펴보았어. 

모든 샘플들에서 효과적으로 귀의 부종이 개선됐지만 귀의 두께는 각 샘플별로 유의한 차이가 나지는 않더군. 

그 다음 단계는 강제로 진드기항원을 이용하여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킨 쥐에게 백호가계지탕 샘플들을 투여하여 결과를 살펴보는 거야. 

역시 귀의 부종은 줄어들었지만 각 샘플별로 큰 차이는 나지 않았어. 

여태까지의 결과들은 석고를 많이 넣더라도 염증으로 인한 부종 개선에 용량에 따른 유의한 효과 차이가 없다는 얘기야.

 

이번엔 PCA반응(Passive Cutaneous Anaphylaxis reaction) 모델로 석고 용량별 효과를 알아보았거든. 

PCA는 항체를 염료와 같이 주입해서 그 상태를 보는 것인데 염료가 덜 나올수록 항체가 이미 다 제거되었다는 것을 뜻해. 

즉 항염 효과와 항알러지 효과를 알아볼 수 있는 척도라는 거지. 

실험 결과 BKT60은 PCA반응을 억제하지 않았고 귀에서의 염료 용출이 크게 감소했어. 

말하자면 항알러지 효과가 뛰어나다는 거야. 

그래서 이번엔 BKT60 모델에서 갱미를 제거한 샘플로 다시 실험을 했거든? 

그랬더니 원래의 BKT60과 동일하게 PCA반응을 억제하지 않고 염료 용출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어. 

갱미는 항알러지 효과에 크게 기여하지는 않는 본초라는 뜻이야. 

이런 갱미! 이거 왠지 욕 같지 않아?

 

반면 계지 혹은 감초를 제외하고 만든 BKT60은 억제효과가 조금 줄어들었어. 

계지와 감초는 항알러지 효과에 기여하고 있던 본초인 게지! 특히 지모를 

제외하고 만든 BKT60은 아예 PCA반응 억제효과를 상실하고 염료 용출량이 줄어들지 않았어. 

자, 이젠 무슨 뜻인지 알겠지? 지모가 항알러지 효과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본초인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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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돌멩이를 먹으라는 거야?” 


이번 연구결과로 알 수 있는 것은 석고가 들어간다고 해서 티모사포닌 A-Ⅲ 유효성분의 추출량이 늘어나진 않았다는 거야.

PCA반응으로 볼 때 석고가 증량될수록 항알러지 작용이 강해지는 걸 확인했어. 

다시 말해 석고는 티모사포닌 A-Ⅲ가 지모에서 잘 유리되도록 돕는다기보다는 그 효과를 증강시켜서 항알러지 효과를 보인다고 생각하면 돼. 

참, 흔히들 석고의 용량은 20g이상 증량해도 소용없다고 알고 있었지? 그런데 60g까지 증량해도 탕약 안에 용출되는 양이 늘어난 걸 확인했어.

뿐만 아니라 백호가계지탕에서 증량된 석고로 인해 칼슘량이 증가할수록 PCA반응의 항알러지 기능도 같이 강해지는 거 있지. 

석고의 성분인 칼슘은 장의 상피막에서 약물의 수동 수송기능을 촉진해 약물이 쉽게 흡수되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Mace 등에 따르면 장 내부의 높은 칼슘 농도가 GLUT2가 막으로 투입되는 것을 유도해 포도당 흡수를 빠르게 해준다고 보고한 적이 있지. 

즉, 석고의 기능은 장에서 석고를 제외한 나머지 본초들의 약리성분 흡수를 촉진해 항알러지 효과를 강화시킨다는 얘기야. 

특히 석고와 지모가 빠진 상태에서는 항알러지 효과도 사라진 것으로 보아 석고가 지모의 유효성분 흡수율을 높여 항알러지 효과를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 

60g까지는 비례해서 강화시킨다고 보면 될 거야.

 

종합해 보면 탕약에서 티모사포닌의 용출량이 증가된 게 아니라 티모사포닌과 여러 가지 유효성분들의 장 흡수력을 높여서 항알러지 효과를 끌어올린 것! 

바로 요게요게 백호가계지탕에서 석고가 하는 역할이라고 보는 게 타당해.

“아~ 요약이 필요해~~”, “도와줘요, 정리몬!” 다 들려. 당신들 마음의 소리. 좋아~ 그럼 이것만은 알고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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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라고 하니까 여성 한의사님들 눈이 우와! 태평양만 해지네.

아니아니~, ‘백옥 피부’ 그런 것 말고 ‘괴롬 피부’ 그것이야.

‘피부’ 하면 아토피 질환이 또 우리 한의사들에겐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위의 원수 질환이지. 

아무리 고상한 신사숙녀 여러분이라 해도 아토피에 시달리는 환자라면 절로 욕 나오게 하는 질환인 만큼 덩치가 말도 못해. 

아토피 환자도 환자이려니와 요리조리 쥐새끼마냥 잘도 숨어드는 아토피 체포 작전에 돌입하는 한의사들은 또 뭔 죄야. 

환자를 괴롭힌 죄로다 아토피에 수갑을 채우려면 한의사들에게 표독침으로 혼쭐나게 하여, 

2차감염으로 환자 피부가 한 번 뒤집어지면 컴플레인이 장난 아니게 작살나지.(? 이해 불가ㅠ) 

많은 한의사들에게 피부과 환자에 대한 트라우마를 발생시키는 질병이거든. 

그리고 처방할 때는 약리론적(藥理論的)으로 하지 않고 변증(辨證)으로 한대. 

왜냐하면 변증이 한약을 처방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이야.

 

그런데 왜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고 글을 쓰는지 알아? 현대의 언어로 소통하고 현재의 과학 패러다임과 

발맞추려는 노력이 한의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야. 

런 정보들을 습득하다 보면 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이미 훌륭한 한의학적 치료들을 현대 언어로 살짝 바꿔 폼 나고있어 보이게 만들 수가 있거든. 

거기에 한 가지 욕심을 더 낸다면, 자신이 환자들을 대할 때 누구를 상대하고 있으며, 무엇을하는 중이며, 어떻게 될 것인지 알기 위해서야. 

이것 참, 쓰다보니 공부가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욕을 해야 되는데 이런 말만 늘어놓으니 욕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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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번호에도 한의학에 대해 생각할 거리 많이 주려고 노력했어. 

유독 공부와 담 쌓고 아는 것 개코도 없다고 자조하는 당신이 현대적인 언어로 간지 터지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 거라면 우린 또 노력할 거야. 

누가? 섬보의에서 갓 탈출한 지현우 선생, 그리고 당신과 비슷한 지적 수준인 이 은하수별이……. 우린 당신 편이라고!

어때? 좀 더 그럴싸하게 말할 수 있는 당신만의 무언가를 찾았나? 그럼, 다음호에서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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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On Board 2018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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