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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체계적인 침치료 – 목 아픈 그녀를 위한 맞춤 침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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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잠시 쉬면서 걸어온 길을 지도에 표시해보는 때가 있다. 

몸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지만,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토대로 인체를 보는 다양한 관점을 침치료에 접목해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정리해 보고 싶었다. 

계적인 침치료(Systematic Acupuncture)는 바로 그 방법론이다. 

단지 글에 그치는 매뉴얼이 아니라 임상 현장 실전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임상 사례를 덧붙여 이해와 응용을 돕고자 한다.

 

기존 한의학 침구 서적 중 일부는 진단 없는 치료라는 점에서 맹목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계단을 내려올 때 아프면 무슨 혈자리, 올라갈 때 아프면 무슨 혈자리’ 이런 방식의 나열은 진단의 부재를 신앙으로 포장했을 뿐이다. 

할머니들 표현대로 침쟁이가 될 것이냐 의료인이 될 것이냐는 어느 혈자리를 사용하는지가 

아니라 진단에 기반한 치료를 구성하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논문들을 참고하다 보면 임상과 연구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게 된다. 

연구에서 채택한 치료 혈과 치료 방법만 사용하면 한의원에서 청구하려는 조합과 다를 수 있고, 환자의 개별적인 상황을 반영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의학의 기초 및 최근 연구를 기반으로 환자의 개별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침치료를 구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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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계적인 침치료

 

 

체계적인 침치료는 먼저 ‘진단-가설 설정-침치료’ 단계로 시행한다. 

이후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여 진단으로 되돌아가거나 침치료의 종류나 강도를 조절하는 단계를 더해 총 4단계를 거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치료는 맹목적일 수밖에 없고, 진단만 하다가는 공허함에 지쳐간다. 

체계적인 침치료에선 진단과 치료의 균형을 지향한다. 

진단 요점에 따라 치료나 예후의 중요결정이 이루어지는 선에서, 

신경생리학, 해부학, 생체역학적 요소에 한의학적 판단을 더하여 진단한다. 

이후에는 환자의 개별성을 고려하여 치료적 가설을 설정하고 수면, 소화, 영양, 생리 등의 

전신적인 요소와 국소적인 병리요소에 어떤 치료를 할지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거쳐 치료를 결정한다. 

침치료에서는 병변의 크기와 깊이에 따라 적절한 종류와 세기의 자극을 하고 환자의 반응에 따라 치료를 조절한다. 

효과가 확인되면 침치료를 지속하고, 치료 반응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진단, 

가설 설정의 단계로 되돌아가 다시 적절한 침치료를 찾아야 한다. 

이때 침 외에도 한약, 추나, 운동요법, 생활교정, 상담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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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

 

 

목이 뻐근해서 한의원을 찾았다는 31살 김미영씨를 만나보자.

별 다른 운동은 하지 않고 하루 9시간 꼬박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5년차 웹 디자이너다. 

1~2년 전부터 아침에 목에서 우두둑 소리가 잘 나고, 오후가 되면 눈이 뻑뻑하면서 충혈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어깨가 짓눌리는 것 같고, 바로 누운 자세로 잠을 잘 때 손을 배 위에 올려두면 저리는 느낌이 들어 한의원을 찾게 되었다. 

일차 진료 현장에서 흔히 보는 경추의 3대 질환은

①목이 뻐근하다고 호소하는 경추통(Axial neckpain) 

②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경추부의 편타손상(Whiplashassociated disease, WAD) 

③상지 방사통(Cervicalradiculopathy)이다.1) 

김미영씨는 아마도 첫 번째 경우일 텐데, 차근차근 진단해보고자 한다.

 

 [진단방법] 문진 내용을 바탕으로 한 추가적인 검사로 감별 진단을 한 뒤 가설을 설정하고 침치료를 할 계획이다. 

신경생리학, 해부학, 생체역학, 한의학적 진단 툴을 통해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다.

 

경추부에서 감각신경 지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피부분절2)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상지의 감각을 보기 위해 양측의 합곡혈(엄지와 검지손가락 부분:C6), 천부혈(전삼각근부분:C5 ),견정혈(C4)을 긁어본다. 

뒤통수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당겨보고(C3), 측두부의 머리카락을 당겨보아(C2) 경추부 감각 지배상황을 살핀다.


저항 검사를 통해 근육 분절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로는 손가락 모아보기(C8-T1), 손목 굴곡(C7), 손목 신전(C6) 또는 쟁반 나르기 자세(팔꿈치는 굴곡하고, 

손목은 신전하는 자세:C6), 어깨 외전하고 버티기(C5), 어깨 움츠려보기(C4)에 대한 저항 검사를 한다. 

검사상 편측의 약화가 관찰된다면 해당부분의 후관절을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감각의 변화나 근력의 변화가 있다면 예상되는 레벨의 후관절을 면밀히 살펴야한다. 

후관절은 만성 경추통의 원인 중 54%~67%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3)

 

「 1) Douglass AB, Bope ET. Evaluation and treatment of posterior neck pain in family practice. J Am Board Fam Pract. 2004; 17 Suppl:S13-22.

  2) Lee MW, McPhee RW, Stringer MD. An evidence-based approach to human dermatomes. Clin Anat. 2008; 21(5): 363-73.

  3) Manchikanti L, Boswell MV, Singh V, et al. Prevalence of facet joint pain in chronic spinal pain of cervical, thoracic, and lumbarregions. BMC Musculoskelet Disord. 200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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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육분절

 

 

상지 저림 증상도 있으므로 스펄링 테스트(Spurling test)를 통해 추간판의 병변을 감별한다.4) 

스펄링 테스트(Spurling test)는 민감도(30%)는 낮지만 특이도(93%)가 매우 높아서 경추의 방사통(cervical radiculopathy)을 감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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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펄링 테스트(Spurling test) 

 

 

 

경추부 후관절의 연관통을 살펴보기 위해 엎드린 환자의 등 피부를 방광경 상으로 흉추부부터 상부 승모근 부위까지 집어 

려 감아보면서(Pinch Roll), 피하층의 두께가 두꺼워지거나 통각이 과민해지는 경계선을 찾아본다. 

촉진을 위해 상부승모근, 견갑거근, 후두하근, 사각근, 흉쇄유돌근을 차례로 만져본다.

경결점이 있는 근육들은 국소 혈류장애가 있거나 에너지 레벨이 낮을 수 있는데5), 치료할 때는 습부항으로 국소 혈류를 늘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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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관절의 연관통 영역


「 4) Tong HC, Haig AJ, Yamakawa K. The Spurling test and cervical radiculopathy. Spine (Phila Pa 1976). 2002; 27(2): 156-9.

5) Bengtsson A, Henriksson KG, Larsson J. Reduced high-energy phosphate levels in the painful muscles of patients with primary fibromyalgia. Arthritis Rheum. 1986; 29(7): 8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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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흉추부가 함몰되었거나 구부정한 모습이 보인다면 흉추후관절을 촉진하여 경결점을 확인하고 침치료를 추가한다. 

체 역학적으로는 구부정한 어깨를 만들어내는 흉근의 단축이나 흉추 만곡의 변화와 관련된 골반의 경사를 찾아볼 수 있다.

생활습관 면에서는 화면이 작은 노트북을 사용하는지, 자주 턱을 괴는지 확인한다.

안경을 약간 내려서 쓰는 습관이 더해지면 후두하근의 과긴장을 유발할 수도 있다.

손 저림이 혹시 흉곽출구증후군에서 기인하는지 감별하기 위해 쇄골하근, 흉근, 사각근을 자세히 촉진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수면부족, 스트레스가 겹쳤다면 증상이 악화됐을 수도있다.

만성적인 소화불량 때문에 무기질의 균형이 망가졌다면 근육의 이완을 방해했을 수도 있다.

평소 손발과 아랫배가 찬느낌을 자주 느끼는지, 생리는 규칙적으로 하는지도 확인해야한다.


[진단결과]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의 지배에 문제가 없고, 우측C5-C6후관절 연관통 영역의 피부가 과민한 상태이며, 

양측의 승모근, 견갑거근, 후두하근의 과긴장이 관찰된다.

측면에서 보았을 때 흉쇄유돌근의 윤곽이 사선이 아닌 수직에 가까워 구부정한 어깨와 일자 목 또는 거북목 양상이 보인다.

수면의 질이 낮고 자주 깨며 소화도 잘 안 된다.

생리양도 적은 편이며 손발은 어려서부터 늘 차다.

최근 직장 내에서의 스트레스가 많다고 한다.


[가설] 가설은 환자의 주소증과 관련된 요소부터 우선 순위를 설정한다.

후관절의 연관통으로 경추통이 발생하며, 근육 긴장으로 인한 눈의 피로와 어깨 짓눌림 증세가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우측C5-C6의 후관절 주변부 자극 및 긴장된 근육의 이완으로 시작해서 주 3회씩 2주 정도 관찰해보기로 한다.

치료 경과가 더디면 흉근의 단축 및 골반대의 변화를 고려하여 생체역학적 요소를 볼 것이다.

3단계로는 수면, 소화를 고려하여 침치료 및 한약 치료를 시작해 볼 수 있다.


[침치료] 치료는 우측 제5경추와 제6경추 사이 협척혈에서 경결점을 찾아 침-전침-봉침 순서로 진행해 본다.

첫 치료에서 봉침을 시행할 수도 있지만, 체구가 작거나 근육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침부터

시행하면서 치료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치료 포인트는 압통점이 있는 후관절을 찾아 정중선 외측 약 1cm 부근의 다열근을 목표로 자입한다.6)

만성적인 경우에는 도침을 이용할 수도 있겠다.

이후 상부 승모근, 견갑거근 등에는 습부항도 시행한다. 

후두하근에 놓을 때는 반대편 안구를 향해 자침하는 것도 잊지 않도록 한다.

사각근과 흉쇄유돌근도 함께 자침하여 자극한다.


부디 침치료를 통해 김미영씨가 통증에서 자유로워지고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글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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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Fernández-de-Las-Peñas C, Mesa-Jiménez JA, Paredes-Mancilla JA, Cadaveric and Ultrasonographic Validation of Needling

Placement in the Cervical Multifidus Muscle. J Manipulative Physiol Ther. 2017; 40(5): 365-70.  




출처 - On Board 2018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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