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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경혈(經穴)의 해부학적 위치를 밝혀낼수 있을까? : 전통에서 현대로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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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經穴)은 인체의 기혈(氣血)이 몰려 있는 특정한 위치입니다. 


이 경혈들을 공통점을 가진 군으로 묶어 하나의 선으로 만든 구조가 경락(經絡)인데, 밖으로는 경혈과 연결되어 있고 안으로

는 오장육부(五臟六腑)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경혈은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자극점이며 오장육부(五臟六腑)의 병변

을 진단할 수 있는 하나의 반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경혈과 경락의 해부학적 구조를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Melzack는 Trigger Point(TP)의 연관통이 일어나는 부위와 TP를 자극함으로써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보고 경혈과 유사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1) 

무려 71%의 유사점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지긴 했으나 TP와 연관통만으로 경혈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수의 실험에 의해 경혈이 주변 조직에 비해 높은 전기전도성을 가진다는 것을 밝힌 이론들도 있습니다.2,3) 

반면 생체 구조 성분 분석을 통해 경혈의 특이성을 밝혀내려 했으나 주변 다른 부분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4) 

또한 새로운 조직이나 기관을 찾아낸 경우도 있습니다. 

여태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특이 구조-봉한관과 봉한소체-를 밝혀냈는데, 정설은 아니며 아직은 연구 중입니다.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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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 

 

 

그런가 하면 경혈이 어떻게 치료 작용을 하는 지에 대한 연구도 많이 존재합니다. 

관문조절설,8)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이나 내인성물질(opioid, serotonin 등) 분비,9) 

광범위 유해억제기전(DiffuseNoxious Inhibitory Control; DNIC),10) 신경전도 및 혈액순환 

진 등이 언급되었는데 이들은 상호 보완적으로 경혈의 작용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 〈Acupuncture points can be identifiedas cutaneous neurogenic inflammatory spots〉도 

이런 궁금증으로부터 시작한 연구인데, 쥐를 대상으로 경혈의 위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실험은 고혈압(hypertension)과 결장염(colitis), 즉 내장질환을 유발시킨 쥐를 대상으로 실행합니다. 

내장질환에서는 특정 부위에 연관통이 나타날 수 있는데, 내장 감각과 체성 감각이 같은 척추 레벨에서 모이므로 

내장에 문제가 있을 때 특정한 지점에 연관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11) 

심근경색에서 소화불량처럼 느껴지거나 팔의 내측으로 통증이 방사되는 경우에 언급되는 부분이죠. 

이렇게 연관통이 나타난 부위에서는 신경인성 염증성 점(neurogenic inflammatory spot, 이하 신경점)이 발생하고, 

것은 Evans blue*라는 염료에 의해 염색되어 0.5~2㎜의 작은 점으로 확인됩니다.12) 

이러한 신경점이 과연 경혈하고 일치하는지를 알아본 실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림 1.]에서 보는 것이 그 결과입니다. 

고혈압 군에서는 주로 상지에서, 결장염 군에서는 주로 하지에서 신경점이 생겼고 대조군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고혈압 군에서는 경혈과 67%의 일치율을 보였는데 내관(內關)(PC6), 대릉(大陵)(PC7), 신문(神門)(HT7) 등이 일치하였습니다. 

75%의 일치율을 보인 결장염군에선 공손(公孫)(SP4), 내정(內庭)(ST44), 통곡(通谷)(BL66)등에서 일치하였습니다. 

종합하면 고혈압 군, 결장염 군의 신경점과 경혈의 평균 일치율은 약 70% 정도가 됩니다.

고혈압과 관련된 부위는 주로 심장을 지배하는 동일한 척수 분절의 지배를 받는 피부 분절에서 발견되었고, 

결장염 역시 마찬가지로 대장을 지배하는 척수 분절에 속한 피부 분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결과는 다수의 신경점들이 장기와 분절적으로 연관된 피부 분절에 나타나며, 

우리가 이전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경혈 위치와의 연관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일치율이 높다고 해서는 이것이 경혈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서두에 경혈의 특성에 대해 언급했듯이 혈위가 아닌 곳과 차별되는 치료 효과나 기타 특성이 나타나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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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2 ]                                                                   [ 그림 3 ] 

 

  

먼저 고혈압 군을 대상으로 신경점들에 전침을 시술했더니 대조군보다 혈압의 증가 폭이 작아졌으며, 

그로부터 3~5㎜ 떨어진 부위를 자극하였더니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그림 2.]

또 다른 실험으로 극문(郄門)(PC4)을 자극해 보았습니다. 극문은 신경점으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고혈압에 사용하는 혈위 중 하나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림 3.]처럼 대조군보다 혈압의 증가 폭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더 나아가 캡사이신이나 겨자기름(머스터드 오일)을 신경점들에 주사한 것은 혈압의 증가를 막았고, 

식염수를 주입한 군에서는 대조군과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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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4 ] 

 

  

신경점들을 자극할 때 경혈을 자극하는 것과 비슷하게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발생해 효과를 나타내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오피오이드 길항제인 naloxone을 처치하면 신경점들에 자극을 해도 혈압의 증가를 막을 수 없었고, 

오피오이드 작용제인 morphine을 투여하면 혈압의 증가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결장염 군에서도 신경점들을 자극하면 대조군보다 유효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 생쥐들과 비교해서 결장염을 유발시킨 대조군은 체중 감소 및 혈성 설사가 유발 되었는데, 

공손 부위의 신경점을 자극하였을 때 체중 감소 및 혈성 설사를 막을 수 있었고, 

각종 염증 지표(MPO, TNF-α, IL-1β)의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효과는 신경점과 다른 위치를 자극했을 땐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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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5 ]

 

 

위 결과들을 종합하면 전기적인 혹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신경점들을 자극하는 것은 경혈을 자극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며 신경점이 아닌 곳의 자극은 별다른 치료 효과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신경점들이 경혈과 비슷하게 높은 전기전도성이 보이는지, 가는 감각신경섬유(small diameter afferent nerve fibres; C와 Aδ)로 

자극이 이어지는지, 과민성을 보이는지, 내부 장기와 연결되는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그림 5.]를 보면 앞발과 뒷발 신경점들의 전기전도성은 혈압이 높아질수록 점차 증가했고 주변 피부와 비교해도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또한 고혈압 쥐들의 앞발 신경점들에서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CGRP)의 증가와 미세혈관의 확장이 관찰되었습니다. 

CGRP는 유해 자극이 있을 때 감각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혈관의 확장을 일으키고 염증을 유발합니다.13) 

이것이 증가된 이유는 내장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유해한 자극이 가는 신경섬유들을 따라 전달되어 특정 부위(신경점)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신경성 점들이 과민해졌는지를 보기 위해 민감도를 측정했는데, 고혈압 모델에서 기계적 역치는 현저하게 감소했고, 이는 결장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위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신경점들은 염증이 생기기에 체액이 늘어나고 이에 전기전도성도 높아집니다. 

특정 부위에 염증이 생겼으니 민감도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겠죠. 앞서 말한 실험처럼 전침이나 캡사이신, 

겨자기름(머스터드 오일)을 신경점에 자극하였을 때도 가는 신경섬유를 타고 다시 올라갔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경혈 수기법인 득기(得氣)에서도 가는 신경섬유가 자극된다는 것입니다.14) 

결국 신경점의 자극과 경혈의 자극이 같은 경로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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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6 ]                                                                                                            [ 그림 7 ]

 

 

마지막으로 신경점이 내부 장기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혈압 군에서 Fluoro-Gold(FG)와 DiI이라는 

물질을 각각 심장과 신경점에 주입하였습니다.[그림 6.] 

각각은 신경축삭을 역행성으로 타고 올라가면서 형광으로 염색하는데15) 결국 Dorsal Root Ganglion(DRG)으로 모이게 됩니다. 

DRG에서 양측이 약 6% 부분에서 겹쳐졌는데, 이는 내장질환이 있는 부위의 내장감각섬유와 신경점이 분포한 

체성감각섬유가 한곳으로 모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내장과 신경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내장질환에 의해 유발된 신경점들이 경혈의 생리학적 특성과 일치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해부학적 위치, 

내인성 물질을 통한 치료 효과, 높은 전기전도성, 신경전도의 유사성, 감각 과민성, 내부 장기와의 연결 등 다양한 방면에서 말입니다.[그림 7.] 

물론 이 실험으로 모든 경혈을 다 설명하는 건 아직 어렵습니다. 

게다가 내장질환이 없으면 경혈이 존재하지 않느냐란 질문에도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전통이론과 더불어 현재까지 연구되어왔던 경혈에 대한 

여러 의견을 확인하고 해부학적 위치까지 탐구한 흥미로운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_김윤주 

 

 

In conclusion, the present study suggests that                                                                                                                                   

traditional acupoints associated with internal organs represent one form of neurogenic inflammation occurring                                                                                                                                   

 

on the skin that is associated with visceral diso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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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elzack R, Stillwell DM, Fox EJ. Trigger points and acupuncture points for pain: correlations and implications. Pain. 1977; 3(1): 3-23.

2) 정동명, 이용흠, 손인철. 經穴識別을 위한 최적파라메터 추출 및 經穴 반응특성 분석. Kor J Acupunct. 2001; 18(2): 26-34.

3) 김수병, 이재우, 이승욱, 등. 12채널 Multi-frequency를 이용한 경혈 임피던스 측정시스템 개발 및 평가. 경락경혈학회지. 2011; 28(1): 1-13.

4) Kim SB, Chung KY, Jeon MS, et al. Body Composition Factor Comparisons of the Intracellular Fluid(ICW), Extracellular Fluid(ECW) and 

Cell Membrane at Acupuncture Points and Non-Acupuncture Points by Inducing Multiple Ionic Changes. Kor J Acupunct. 2014; 31(2): 66-78.

5) 김봉한. 경락계통에 관하여. 조선의학. 1963; 12(90): 1-35.

6) 김민수, 소광섭. 피부봉한소체(경혈)와 봉한관(경맥)의 해부학적인 탐구. 한국임상수의학회 학술대회논문집. 2006; 132.

7) 안성훈, 김민수, 이상훈, 등. 장기표면의 내외봉한관과 봉한소체의 형태학적 관찰. Kor J Acupunct. 2009; 26(1): 79-84.

8) Melzack R, Wall PD. Pain mechanisms: a new theory. Science. 1965; 150(3699): 971-9.

9) Han JS. Acupuncture: neuropeptide release produced by electrical stimulation of different frequencies. Trends Neurosci. 2003; 26(1): 17-22.

10) Le Bars D, Dickenson AH, Besson JM. Diffuse noxious inhibitory controls (DNIC). I. Effects on dorsal horn convergent neurones in the rat. Pain. 1979; 6(3): 283-304.

11) Procacci P, Maresca M. Referred pain from somatic and visceral structures. Curr Rev Pain. 1999; 3(2): 96-9.

12) Wesselmann U, Lai J. Mechanisms of referred visceral pain: uterine inflammation in the adult virgin rat results in neurogenic plasma extravasation in the skin. Pain. 1997; 73(3): 309-17.

13) Russell FA, King R, Smillie SJ, et al.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physiology and pathophysiology. Physiol Rev. 2014; 94(4): 1099-142.

14) Hui KK, Nixon EE, Vangel MG, Characterization of the "deqi" response in acupuncture. BMC Complement Altern Med. 2007; 7: 33.

15) Choi D, Li D, Raisman G. et al. Fluorescent retrograde neuronal tracers that label the rat facial nucleus: a comparison of Fast Blue, Fluoro-ruby, Fluoro-emerald, Fluoro-Gold and DiI. J Neurosci Methods. 2002; 117(2): 167-72. 

 

 

 

 

출처 - On Board 2018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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