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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Nude 古方 마황(麻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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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대한동의방약학회 교육위원 김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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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de 古方 


마황(麻黃)

 

처음 연재를 부탁받았을 때 어떻게 무거운 주제를 편하고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고방(古方)’은 모든 처방의 기본이기에 후세방의 이해와 약재의 가감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익한 소재입니다만, 

‘어찌 풀어갈까’라는 생각에 첫 문장을 시작하기 힘들더군요. 

그러다가 불현듯 고등학생 때 보았던 《누드 교과서》라는 참고서가 떠올랐습니다. 

난해한 내용을 쉬운 단계에서부터 재미있게 풀어 써보면 어떨까?

 

그리하여 하나의 약물에 대해 설명을 하고 나서, 

그 다음번 연재에서는 약재에 얽힌 처방에 대한 적응증[方證]과 치료 범위에 관해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약물 자체를 이해하면 꼭 고방을 쓰지 않더라도 약재 가감 시 참고사항이 될 것이고,

방증을 이해하게 되면 고방을 실제로 환자에게 적용할 때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습니다.

 

슬라임 같은 쪼렙들을 잡으면서 렙업을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보스를 잡을 수 있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는 글들을 읽다가 보면 어느새 고방에 대한 관(觀)(?)이 세워져 최종 보스 환자들을 손쉽게 잡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 유익한 연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1마황(麻黃)

 

본초학 수업 때, 혹은 국시 준비 때 다들 한 번쯤 본초 목차를 외워본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구슬비 동요에 음을 붙여서 ‘마황계지자소엽형개강활~ 백지방풍고본신이세신~’ 하며 발산풍한약(發散風寒藥)에 속해 있는

약물 이름들을 외웠던 기억이 있네요. 본초학 교과서의 첫 등장 약재이기도 하고, 

임상에서 고방을 주로 쓰지 않더라도 다이어트 처방이나 오적산 등의 후세방,
또 사상의학의 태음인 처방 등을 통해 많이 사용하는 
약재이기에 마황에서부터 연재를 시작해봅니다.

 

역시 손쉬운 접근 방법은 유효성분을 통해 본초를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한계점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은 방식이지만 유효성분으로 접근할 경우 비교적 쉽게 약재를 이해할 수 있고,

거기에서 얻은 정보를 단서로 마황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해나갈 수 있으므로 우선은 그렇게 접근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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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황의 주 유효성분은 에페드린(ephedrine) 및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에페드린(C1 0H1 5NO) 성분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기관지를 확장시키고, 심박출량을 늘리고, 

말 초혈관을 수축시키며, 대뇌피질을 흥분시킵니다. 바이러스(邪氣)에 감촉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체의 전투지역에서는 대량의 혈액과 산소가 필요합니다. 

 

발산풍한약이기도 한 마황은 결국 교감신경계 흥분과 호흡기계 흥분을 통해 상부 기관지를 열어

산소흡입량을 늘리며 심박출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인체의 요구를 맞춥니다. 

꼭 감염 상황이 아닐 때라도 동일한 기전을 통해 근 피로 및 근육 손상의 회복을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황은 호흡기계에 쓰이는 약재인 동시에 통증에도 사용 가능한 약입니다. 다음 번 연재에서 마황이 포함된 처방들의 계열을 분류할 텐데, 

마황이 들어간 상한금궤(傷寒金匱) 처방은 배합된 약재에 따라 크게 호흡기 계열 처방과 통증 계열 처방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02마황!! 버틸 수 있는 사람에게 써야 한다.

 

이렇게 마황은 외부 항원에 대응하거나 몸의 내부적 문제를 회복시킬 때 인체의 기능을 끌어올리는 자극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몸의 기능을 항진시켜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사람에게 마황이 사용되어야 합니다.

부적절한 상황에 마황이 쓰였을 경우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다음의 《상한론》 대청룡탕 조문에 나와 있습니다.

 

太陽中風 脈浮緊 發熱惡寒 身疼痛

不汗出而煩燥者 大靑龍湯主之 若脈微

弱 汗出惡風者 不可服之 服之則厥逆

 

筋惕 肉瞤 此爲逆也.

 

‘대청룡탕증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마황이 들어간 처방을 쓸만한 체력과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복용을 강행한다면

교감신경계의 과민 반응(厥逆, 筋惕, 肉瞤)이 드러나게 된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조문입니다.

몸에서는 외부 항원에 대한 반응으로 발열오한(發熱惡寒), 신동통(身疼痛)이 나타나며, 

의사는 체표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등을 해결하고자 대청룡탕을 투여합니다. 

보통 긴맥(緊脈)은 한의학에서 한(寒), 통증과 관련된 맥상이라고 해석합니다. 모든 인체 증상은 병리적인 동시에 생리적입니다. 

교감신경 섬유의 팽대부에 저장된 노르아드레날린은 효과기인 혈관평활근세포의 수축을 야기하는데,

이로 인해 말초동맥(저항혈관)의 혈관긴장이 증가하면 혈관내경의 감소가 일어나 혈류저항의 상승이 나타나게 되죠.

이는 분명 국소허혈을 악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하지만, 심박출량과 말초혈류저항의 곱에 비례하는 혈압을 상승시켜서 인체

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인 뇌로의 혈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생리적 이점이 있습니다.

또 인체는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말초혈관이 수축하는 동시에 말초 조직에서는 국소혈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아세틸콜린, 브래디키닌, substance P, NO 등의 혈관이완인자를 자체적으로 방출합니다. 그중 하나인 프로스타글란딘(PG)은 통증 반응에도

관여하고 있죠. 이처럼 활발하게 혈관이 수축·이완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치는 줄(緊脈 數如切繩狀 一曰如轉索之無常)’에 비유되는

팽팽한 긴장감을 가진 맥상이 나타나리라 추정해봅니다. 만약 전반적인 혈액량이 부족하고
혈관 탄력도가 높지 않은 상황(若脈微弱)에서 대청룡탕을 복
용하게 될 경우, 에페드린의 교감신경 항진 작용으로 인해 국소혈류는 더욱 부족해지고,
흥분성만 증가하는 상황(厥逆 筋惕 肉瞤 此爲逆)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마황의 과도한 약리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약물은 복령(茯苓)입니다. 복령은 자율신경의 불안정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마황으로

인해 지나친 교감신경 흥분이 나타날 때 복령이 들어간 약을 사용하여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때 빈용하는 약이 오령산(五苓散)입니다.1)

향후 이에 대한 내용도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몸을 흥분시켜도 괜찮을 사람이구나’, ‘몸에 부하(負荷)를 걸어도 괜찮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마황을 써야 큰 탈이 없습니다. 

사실 환자가 마황 함유 처방을 복용하고 ‘몸이 떨린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잠을 못 잔다’, ‘갈증이 생긴다’라고 호소하는 것은 역반응이 아닌 약리적으로 당연한 반응입니다. 

만약 마황 함유 처방을 복용한 이후 이와 같은 반응이 나타난다면 마황 대신 황기(黃芪)나 방기(防己)가 들어간 처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강활(羌活), 독활(獨活)을 통해 통증 조절을 유도하거나, 형개(荊芥), 방풍(防風) 등으로 마황의 작용을 대체해야 합니다.

혹은 마황의 용량을 줄여 쓰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脈浮數者 法當汗出而愈 若下之身重心

悸者 不可發汗 當自汗出乃解 所以然

者 尺中脈微 此裏虛 須表裏實 津液

自和 便自汗出愈.

脈浮緊者 法當身疼痛宜以汗解之 假令

尺中遲者 不可發汗 何以知其然 以營

氣不足 血少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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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론》에서는 한법(汗法)을 쓰고 싶을 때 반드시 척맥(尺脈)을 살피라고 말합니다. 척맥이 약하다면 마황제 역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유도주(劉渡舟) 선생은 《상한론강의》에서 ‘후세에 조양해표(助陽解表), 익기해표(益氣解表), 자음해표(滋陰解表) 등 

허한 사람의 외감(外感)에 대한 치료방법이 적지 않게 새로 나왔지만, 

이런 방제들을 허한 사람에게 써서 땀을 낼 때에도 여전히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한다’라고 언급합니다.

 

마황은 사상의학에서 태음인 약으로 분류되는데 태음인의 성향, 체격 등을 생각해보시면 ‘아~ 이 정도면 쓸 만하겠구나’라고 감이 오실 겁니다.

교감신경을 흥분시켜도 괜찮을 만한 튼튼하고 건실한 체격, 체력이 어느정도 뒷받침되면서 심혈관계 기능에 큰 문제가 없는 사람이겠지요. 

격적으로는 느긋하고 자극에 대해 둔감해 보이는 그런 사람이 마황을 쓸 적응증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마황이 필요한 사람은 각성이 필요한 사람, 자극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상 후 한참이 지나야 정신이 차려진다’, ‘점심 전까지 멍해서 집중하여 일을 못 한다’,

‘멍해서 커피를 하루에 여러 잔을 마셔야 정신이 맑아진다’ 등의 호소를 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예민해서 커피를 오후에 마시면 수면에 지장이 있다고 호소한다면 마황 사용에 대해 고민해봐야겠지요?

 

1) 과도한 교감신경흥분으로 인해 자율신경, 순환기에 부하가 걸리고 체액이 누출되는 상황을 오령산이 잘 치료합니다. 그 내용은 《상한론》 다음 조문에 나타나 있습니다.

● 太陽病 發汗後 大汗出 胃中乾 煩躁 不得眠 欲得飮水者 少少與飮之 令胃氣和則愈 若脈浮 小便不利 微熱 消渴者 五苓散主之.

● 發汗已 脈浮數 煩渴者 五苓散主之.

● 傷寒 汗出而 渴者 五苓散主之 不渴者 茯苓甘草湯主之.

● 中風 發熱 六七日不解而 煩 有表裏證 渴欲飮水 水入則吐者 名曰水逆 五苓散主之

 

 

 

02

써야 할 상황을 판단하기보다는

쓰지 못할 이유가 없을 때 사용하는 약

 

 

한약은 한의사의 진단 하에 처방되어야 하는 약입니다. 

체력이 약한 소음인, 예민한 소양인 등 마황에 대해 강한 역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외감과 같은 상황에서는 잠시 마황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
습니다. 

두근거림과 수면 장애 등 과민반응이 경미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비용 대비 수익이 크다면 빠른 치료를 위해 쓸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비염, 천식과 같은 만성질환이나 다이어트 관리 목적 등으로 마황을 장기간 써야 할 때는 반드시 마황을 쓸 만한 사람인지 고려해야할 것이고, 

굳이 써야 한다면 용량을 조절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마황을 장기간 쓸 수 있는, 즉 마황의 적응증(즉, 表證) 환자들의 경우 땀을 내면 컨디션이 좋아지거나 증상이 개선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방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한법을 통해 인체가 치유되는 경향성이 있다는 의미인데, 마황의 약능(藥能)이 작용하는 치료 포인트가

리위(裏位)보다는 표위(表位)인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는 ‘땀을 내면 피부병이나

통증, 호흡기 증상이 개선된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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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황 적응증 환자의 전신 상태에 대해 문진하다 보면 앞서 언급한 호흡기 문제(감기, 비염, 천식)나 

통증 그리고 부종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히 차트에 기록할만한 것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소화, 대소변, 수면, 생리 등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이죠. 역으로 팔강(八綱) 중 ‘리(裏)’에 해당하는 병증을 가진 환자라면

소화기, 대소변, 수면 등 여러 방면에서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이런 경우 한법이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꼭 마황을 써야 하는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마황이 들어가면서 소화기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방은 소청룡탕, 계강조초황신부탕(桂薑棗草黃辛附湯) 정도밖에 없습니다.

 

물론 과체중 여성(정상 몸무게의 130% 이상)의 경우 병리적 생리불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이겠죠. 이런분들은 체중감량이 이루어지면서 생리불순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생리 문제를 가지고 있더라도 마황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생리불순이 치료되는 과정에서 한 달에 생리를 여러 번 하다가 정상적으로 한 달 주기의 생리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마황을 사용하다가 피부가 뒤집어지는 경우를 겪었던 원장님들도 계실 겁니다. 

체표 쪽으로 혈류량을 증대시키면 발산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마황을 쓰지만, 피부 질환의 원인이 

장내에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마황을 사용하시기 전에 꼭 하부 소화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상부 소화기 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역으로 위염, 위산과다 등의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마황이 들어간 

처방을 쓰면 ‘속이 쓰리다’, ‘위가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신물이 올라온다’ 등의 호소를 합니다.

수면 문제가 있는 환자분에게 마황을쓰면 어찌 되는지는 굳이 설명을 안 해 드려도 다들 아실 거고요. 

마황제 사용 시의 유의사항에 대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어 황황(黃煌) 교수의 언급을 일부 발췌해서 적어봅니다.

 

이른바 ‘마황체질’ 이란 마황증이 쉽게 나타나는 체질유형으로 환자의 체질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환자는 체격이 좋고, 얼굴색이 황톳빛을 띠고 있으며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며 찬 것을 싫어하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며 쉽게 한기를 느끼고 한기를 받은 후 근육이 쑤시는 느낌과 땀이 나지 않으며 열이 나는 증상이 잘 나타난다. 또한, 몸이 쉽게 잘 붓고 소변양이 적어지며, 구갈(口渴)이 있으나 물을 많이 먹으려하지 않는다. 코가 막히고 숨이 차기 쉽고 몸이 무거우며 반응이 둔해진다. 혀는 백태가 두터우며 맥이 세고 힘이 있다. (중략)

 

중경의 약증과 본인(黃煌)의 경험에 의해 근거하여 아래의

정황이 있을 경우 마황을 신중히 사용한다.


- 피부가 희고 깨끗한데 상충감이 있고 열이 쉽게 오르며 땀이 나는 환자.

- 맥이 약하고 무력한 환자

- 평소 자주 머리와 눈이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자기 어렵고 번조하여 불안한 환자

- 고혈압2) , 심장병, 당뇨환자

- 극도로 초췌하고 마른 환자


- 黃煌, 《張仲景 50味 藥證》 中 에서


2) 마황의 에페드린은 혈압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 고

혈압이 있는 환자에게 마황제는 금기약입니다. 하지만 마황탕류는

表鬱熱에 의한 고혈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衄은 表의 鬱熱 증상

중 하나로, 혈압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코에 있는 약한 혈관이 터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표의 울열이 확실하게 보인다면 마황제를 잠시

써볼 수 있습니다.

 

 

03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는 마황을 쓸 수 없다?

마황+계지 조합일때는 사용할 수 있다

 

 

마황과 ‘한법(汗法)’에 대해 언급했으니 ‘무한(無汗)’, ‘유한(有汗)’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마황은 땀을 내게 하는 약이고 그래서 한법의 주약(主藥)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마황은 말 그대로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심혈관 순환을 돕는 약이지 땀 자체를 내게 하는 약이 아닙니다. 

그러나 마황이 계지와 함께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마황이 계지와 만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말초의 혈액량이 증대되어 땀이 나게 될 수 있습니다.

사실 마황 단독으로는 땀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는 마황을 못 쓴다’라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마황+계지 조합의 대표적인 마황제인 마황탕은 마황, 계지, 행인, 감초로 구성되어 있고 

마황탕 증 환자는 땀이 잘 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청룡탕, 갈근탕, 계마각반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마행감석탕, 월비탕과 같은 처방은 마황이 들어가 있음에도 그 적응증 환자가 땀이 나지 않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發汗後 不可更行桂枝湯 汗出而喘 無

大熱者 可與麻黃杏仁甘草石膏湯.

風水 惡風 一身悉腫 脈浮不渴 續自

汗出 無大熱 越婢湯主之.


마행감석탕과 월비탕 조문에서도 모두 ‘(自)汗出’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땀이 난다고 마황을 못 쓰는 것이 아닙니다. 땀이 안 나면서 마황을 쓸 만한 사람이라면 마황+계지의 조합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물론 땀의 유무 자체 보다는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말초혈관을 확장할 필요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원장님들께서 그런 판단을 내리신다면, 그때 마황+계지가 좋은 조합입니다.

 

04

도핑 : 마황의 에페드린은 최대 1주일

까지 남아있고 대부분 2~3일 이내로

체외 배출된다.

 

한 여자 프로배구 선수의 도핑 적발과 ‘한약 발언’ 이후 평소 한의학 치료를 받는 

많은 운동선수들이 한약의 도핑 문제에 대해 불안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샘플검사에서 금지약물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과 

펜메트라진(phenmetrazine)이 검출되었던 해당 선수는 한약을 복용했다고 핑계를 댔지만, 결국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었죠. 

실제 ‘한의사가 진료한 후 의약품용 한약재를 이용해 조제한 한약’ 복용으로 인해 도핑 검사에 적발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

었지만, 한의사는 한약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도핑 관련 내용도 정확하게 알아야 하겠지요. 

스포츠 선수 외에도 승무원 등 일부 직업의 경우 불시 약물 검사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한약 처방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황 역시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약물입니다. 

우선 마황의 체외 배출에 대해서 《대한한방비만학회지》에서 언급한 내용을 발췌해봤습니다.

 

Ephedrine은 빠른 속도로 위장관 내로 거의 100% 흡수되

며, 복용 1시간 후부터 약리적인 활성을 발휘하고 2~4시간

사이에 혈중 농도가 최고에 도달한다. 배출은 24시간이 지나

서 주로 신장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 외에도 유즙, 태반을 통

해서도 배출되므로 임신, 수유기에는 복용을 금해야한다.

 

〈비만처방에서의 안전한 마황사용 지침〉 中에서

 

〈비만치료 및 체중감량에서의 적절한 마황사용에 대한 임상진료지침 개발〉이라는 논문을 보면 

경구투여 시 에페드린 및 슈도에페드린은 2.4시간 이후 혈중농도가 최고점에 이르며, 에페드린의 반감기는 6.1시간이라고 합니다.

사람에게서 일차적인 에페드린의 배설경로는 소변을 통해서이며 복용 후 24시간 이내에 거의 모든 에페드린이 배설된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러프하게 말하자면 하루면 거의 다 배출되고, 도핑 2~3일 전에 복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보수적으로 생각하더라도 1주일 이내에 복용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황 이 녀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약이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쓰면 될 듯합니다. 

저희 한의원에서 마황이 함유된 다이어트 한약을 먹었던 한 승무원 역시 복용 종료 3일 후 불시검문을 당했지만, 문제가 없었습니다. 

당시 사용한 처방은 첩당 석고를 32g으로 증량하고 마황을 20g까지 증량한 대청룡탕이었습니다. 

보통 고방에서는 1첩을 1일3팩 용량으로 뽑아서 먹입니다.

다이어트 처방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15일치를 10첩 30팩으로 뽑아서 1일 2팩만 복용시키는데,

이 경우 환자의 마황 복용량은 1일 20g이 아니라 13~14g 정도입니다.

 

05

마황의 1일 최대 용량?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단 24g 이상은 주의하자.

 

마황을 얼마까지 써도 되는지 궁금했던 분들이 계실 겁니다. 다이어트 처방의 경우 많은 원장님께서 마황의 용량을 조절해가며 한약

을 투여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범주 내에서 마황을 얼마나 쓸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용량 의존적인 반응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약물에 대한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수천 년간

동양권에서 사용되어온 한약 처방의 경우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동의보감》에서 마황의 사

용 용량을 보면 보통 1일 8~16g이 일반적이고, 비교적 위급증인 경우 24g까지 사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사상의학의 태음인 처방 마

황정천탕(麻黃定喘湯)의 경우 마황을 1일 24g까지 사용합니다. 고방에서 마황량이 가장 많은 처방인 대청룡탕과 월비탕의 마황 함량

은 6兩인데 이를 현대적으로 환산하면 1일 12g 정도입니다.

 

마황의 총 알칼로이드 함량은 0.5~2.5%이고 그 가운데 에페드린 알칼로이드는 70~75% 정도입니다. 물로 전탕했을 때 5분 내로 마

황의 에페드린 중 90%가 탕액으로 용출되는데, 마황 24g의 에페드린 함량은 126mg으로 미국 FDA 의약품 허용량인 150mg보다

낮은 함량입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처방 중 마황이 최대로 많이 들어간 처방도 안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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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특위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곳의 한의원 다이어트 한약에 들어있는 에페드린 함유량(1일 기준)이 모두 미국 FDA 허용량(150mg) 이내에 있

어 안전하다.

 

츤데레(?) 같은 한특위(한방대책 특별위원회) 친구들이 20여개 한의원에서 처방된 다이어트 한약의 에페드린 함량을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1일 복용량이 150mg을 넘은 처방이 단 한 개도 없습니다!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다이어트 처방을 하실 때 또는 

치료 한약을 처방하실 때 마황의 최대 용량이 24g을 넘지 않게 하셨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결국 문헌과 논문을 근거로 마황의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안전한 마황의 복용량은 24g/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페드린을 150mg까지 최대로 채우기를 원하시더라도 중국식 계산방법으로 최대 30g을 넘기시면 안 됩니다.

탕전시 용출이 더 될 수도 있고 마황마다 에페드린 함유량이 다를 수 있으므로 환자의 안전을 생각해서 24g까지만 사용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06

學者勿以耳食而飽矣.

 

요시마스 토도(吉益東洞)의 《약징》 〈마황〉편에 보면 이런 글이 있습니다.

 

‘배우는 사람은 귀를 먹여 배부르게 하지 마라’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한데요. 

 

지금 식으로 얘기하면 ‘한의사들아 뇌내망상에 빠지지 말아라!’라는 말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글을 쓰면서 제가 원장님들의 귀를 배불리 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다음번 연재에는 마황이 들어간 고방 처방의 계열분류와 대표처방의 적응증에 대해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처방의 계열분류를 알게 되면 30여 개 고방의 마황제를 크게 나눠볼 수 있어 쉽게 처방을 선택하실 수 있을 것이고,

각각의 처방의 방증을 이해하시면 처방을 운용하실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번 연재 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주요 약리 유효성분 

에페드린, 슈도에페드린 

주요 약리 성분의 기능 

교감신경 활성화, 기관지 확장(호흡기계), 심박출량 상승, 말초혈관 수축(통증 제어)

cf) 계지와 배합 시 말초혈관 확장, 체온 상승으로 땀이 남 

반감기 및 약동학 

에페드린 반감기 6.1시간, 도핑 Test 3일 전 복용 가능, 복용 1시간 후 활성 시작, 2.4시간 후 혈중농도 최고. 

주 배출 경로

소변(24시간 이내) 

수유 시 태아 전달량 

1/100만이 태아에게 전달 

1일 투여 권장량 

24g 미만 

마황 계열의 치료방향 

(1) 호흡기계(형개, 방풍으로 대체 가능)

(2) 통증(강활, 독활로 대체 가능)

(3) 다른 기전으로 치료 시 황기나 방기로 대체 

복용 전제 

마황을 버틸 수 있는 체력(태음인 약 분류), 필요시 단기간 사용 

마황의 적응증 

표(表)의 문제만 있는 경우(호흡기, 통증, 부종 등), 교감신경 활성도가 저하된 사람 (쓰지 못하는 경우를 배제하고 사용 가능) 

복용을 자제해야 할 경우 

(1) 대·소변, 소화, 생리 문제 등이 있을 경우

(2) 예민한 사람

복용 시 정상 반응 

몸이 떨린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잠이 오지 않는다, 목이 마른다. 

과민반응 제어 약물 

복령, 오령산 빈용

오용으로 인한 과민반응 

교감신경과민반응(厥逆, 筋惕, 肉瞤) - 대청룡탕 조문 참조. 

표. 하나로 보는 고방에서의 마황

 

 

출처 - On Board 2017 SPRING 103 'Nude 古方 마황(麻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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