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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떠먹여주는논문 -위약과 약물의 라벨 조작으로 인한 편두통 발작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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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출처 Kam-Hansen S, Jakubowski M, Kelley JM, Kirsch I, Hoaglin DC, Kaptchuk TJ, Burstein R.

Altered placebo and drug labeling changes the outcome of episodic migraine attacks.

Sci Transl Med. 2014 ; 6(218) : 218ra5.

논문 추천 경희대학교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 이향숙 교수

정리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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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먹여 주는 논문

-

위약과 약물의

라벨 조작으로 인한

편두통 발작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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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환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검색과 SNS 등을 통해 의학적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람하는 정보들 속에서 어떤 것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그들은 의료전문가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같은 한의사들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겠지요.

 

환자들은 불편한 증상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한의원에 찾아오고, 

한의사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최선의 방식으로 진료합니다. 

우선 진단을 하고 나서, 한의사는 질병의 원인, 증상, 치료법,

예후, 올바른 생활습관 등에 대한 일련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렇게 ‘정보’를 제공받은 환자는 처음과 다른 새로운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원장님 이야기만 들었는데도 벌써 다 나은 것 같아요.”

 

간혹 환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역시 나의 의술이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치료 효과에는 꽤나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호손 효과(Hawthorne effect)라고 하여 

무언가 치료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경감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다면 상담 후 마음의 평안을 찾으며 증상이 경감되기도 합니다.

의사-환자 상호작용(doctor-patient interaction)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겠죠.

 

이런 이유로 인해 특정 약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임상 시험이 '이중 맹검(double blind)'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맹검(blind test)’이란 시험 종료까지

시험자, 피시험자, 평가자, 통계분석자 등 그 누구에게도 피시험자가 시험군인지, 대조군인지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꽤나 까다롭고 엄격한 임상 시험 방법입니다. 즉, ‘정보’를 통제함으로써 약물의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고자 하는 것인데,

그 이유는 ‘정보’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시 편향(bias)이 생겨나 결과에 영향을 주며, 전체적인 시험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치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이 정보! 바꾸어 생각하면 ‘정보’로 인한 기대감 상승이 치료 효과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는 무시할 수 없는 인자란 거겠죠. 

오늘 소개할 논문은 ‘정보’가 과연 환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시험입니다.

 

이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재발성 신경장애 중 하나인 편두통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논문에서는 환자 당 7회의 두통 발작을 평가하여 총 453회의 발작을 분석하였습니다. 

평가방법은 편두통 발작 0.5시간 후와 2.5시간 후의 통증 강도 변화 정도와 발작 2.5시간 후 잔여 통증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첫 번째 발작을 대조군으로 설정하였습니다.

나머지 실험군인 6회의 발작에서는 'maxalt'(맥살트, 편두통 치료제,rizatriptan 10mg), 'maxalt or placebo', 'placebo'라고 표기된 봉투에

들어있는 약을 두통발작 0.5시간 후에 복용하게 하였습니다. 각 봉투에는 maxalt 또는 위약이 들어있어서,

표기된 약물 이름과 실제의 약물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편의상 봉투에 표기된 사항을 대문자로, 실제 들어있는 약을 소문자로 표시하여 6가지 군을 지정합니다.

 

 

 
 

 

P-p군 : ‘Placebo’라고 표기된 위약을 복용한 군

U-p군 : ‘Maxalt or Placebo(Unspecified)’라고 표기된 위약을 복용한 군

M-p군 : ‘Maxalt’라고 표기된 위약을 복용한 군

P-m군 : ‘Placebo’라고 표기된 Maxalt를 복용한 군

U-m군 : ‘Maxalt or Placebo(Unspecified)’라고 표기된 M-m군Maxalt를 복용한 군

: ‘Maxalt’라고 표기된 Maxalt를 복용한 군

 
   

 

대조군과 시험군 모두 동일한 방법으로 평가하였으며 윤리적인 목적에서 

2.5시간 후에도 통증이 남아있을 시엔 rescue medication(Maxalt 1T + naproxen 2T)을 복용하게 하였습니다.

 

처치 없음(1차 발작)


   
 

응급약

Maxalt 1T + naproxen 2T 만약 편두통 발작 2.5시간 이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신은 동시에 이 봉투에 있는 세 알약을 먹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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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 말했다시피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에서는 정보를 통제하여 확실한 결과를 얻고자 맹검을 시행하는데,

여기에서는 오히려 옳은 정보뿐만 아니라, 그릇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정보’를 누출하였을까요?

 

그 이유는 다음 네 가지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 ‘Placebo’라고 표기된 위약군(P-p)과 대조군의 차이가 있는가.

2. 환자에게 주는 부정적인(‘Placebo’) 정보, 불확실한(Unspecified: ‘Maxalt or Placebo’) 정보, 긍정적인(‘Maxalt’)

정보가 약물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3. 약물과 위약의 차이가 주어진 정보에 따라 달라지는가.

4. 〔부정적인 정보 + 약물〕과 〔긍정적인 정보 + 위약〕의 차이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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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Mean pain scores in the 7 study attacks

 

시험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은 대조군은 2.5시간 후 통증이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시험

군은 통증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습니다. 심지어 P-p군에서조차 통증이 감소합니다. 2.5시간 후 통증이 사라진 비율은

대조군에 비해 P-p군에서 증가하였지만 유의한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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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군, P-p군의 효과는 U-m군, U-p군, M-p군, M-m군의 효과보다 낮았습니다. 이는 같은 처치를 하더라도 부정

적인 정보보다는 불확실하거나 긍정적인 정보를 심어주는 게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m군과 P-p군의 효과 차이보다 U-m군과 U-p군, M-m군과 M-p군의 차이가 더 컸습니다. 

아마도 부정적인 정보가 다른 정보에 비해 maxalt와 위약의 효능을 둘 다 감소시켜, P-m군과 P-p군의 차이를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M-p군이 P-m군보다 효과는 떨어졌지만,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즉, [부정적인 정보+약물]의 효과가 [긍정적인 정보+위약]의 효과와 유사하였고, 이는 ‘정보’의 차이로 인해 약물과 위약의 차이가 상쇄되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시험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편두통 치료에서 긍정적인 정보가 효과를 증대시키고, 부정적인 정보가 효과를 감소시킨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 시험에서는 ‘약에 대해 어떻게 인식시켰는가’가 ‘어떤 약을 주었는가’와 동등한 정도로 치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RCT를 포함한 많은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위약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치료 효과에 대해서만 평가하고 환자의 기대치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로 인해 기대가 조작되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환자를 속였기 때문에 결과를 무작정 진료현장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할지라도 이 시험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누구나 예상은 했겠지만 치료에 대한 환자의 기대감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크게 치료 효과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차후 더 다양한 질환에서 유사한 연구가 이뤄진다면, ‘정보’, ‘기대’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임상의는 환자에게 긍정적인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더 나은 치료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속된 말로 나의 치료 행위를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이 실제로도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정보’를 통해 마음가짐을 변화시키는 것이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아마도 심신(心身)을 구분하여 생각하지 않는 한의사들에게 특별한 이슈는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를 증명해주는 하나의 근거가 있다는 것,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긍정적인 ‘정보’가 아닐까요?

 

 

Positive information about active

medication contributes to successful

treatment of episodic migraine.

Medication and information (which

presumably influences expectancies)

may be equally critical for pain relief.

The benefits of placebo persist even if

placebo treatment is honestly described.

Whether treatment involves medication

or placebo, our study clearly shows that

the information provided to patients and

the predictable ritual of pill taking are

important components of care.

 

 

출처 -On Board 2017 SPRING ' 떠먹여주는 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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