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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슈 [르포] 강원 산간마을에 펼쳐진 ‘사랑의 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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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부, 정선 북평면 찾아 노인 등 500명 대상 한의진료

 

노인 가구 전력설비 교체 등 한전 강릉지사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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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공이정 강원지부 회장이 북평면종합복지회관에서 한의진료를 펼치고 있다.

[한의신문=최성훈 기자]한의의료봉사 덕분에 해발 600M에 위치한 강원 정선 산간마을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강원도한의사회(이하 강원지부)와 한국전력 강릉특별지사(이하 한전 강릉지사)가 2박3일 동안 펼친 한의의료봉사 덕분이다.

 

강원지부와 한전 영동지사는 강원 정선군 북평면 지역 노인 및 저소득층 5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19일간 한의의료봉사를 펼쳤다. 이에 기자는 지난 18일 오전 의료봉사가 펼쳐지고 있는 북평면종합복지회관을 찾았다.

 

회관 입구에서 만난 양계임(여, 60) 씨는 한의진료를 받고자 어제에 이어 오늘도 회관을 찾았다고 밝혔다.

 

양 씨는 “고된 농사일로 만성적으로 어깨랑 허리가 아파 어제 침, 뜸, 부항치료를 받았다”며 “요 근래 통증이 매우 심했는데 어제 치료를 받고나니 오늘 아침에는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어서 또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북평면에는 병원이 없어 치료를 제때 받고 싶어도 버스를 타고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면서 “도시 사람들이랑 달리 우린 제때 치료를 받기가 힘들어 아픈 데가 덧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정선군청에 따르면 북평면은 지난해 말 기준 인구가 2680명이지만 정선군 보건지소를 제외하면 의료기관이 없다. 이마저도 평일 오후가 되면 문을 닫아 응급치료가 필요한 야간이나 공휴일에는 하루에 몇 대 운행을 안 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읍내라고 사정이 좋지는 않다. 정선읍 내 의료기관은 총 네 곳에 불과하다. 그 중 한의원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진료실에서 만난 윤용석(69) 씨는 전직 광부 출신으로 진폐증 환자다. 지난 38년간 광부 일을 하면서 갱도 내 작업장에 장시간 노출돼 진폐증이 생겼다.

 

과거 강원도 정선은 1970년대 광산업으로 번성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석탄 산업이 사양 산업으로 접어들자 1990년, 2000년대 많은 광부들이 일자리를 잃고 정선에 정착했다. 윤 씨도 그런 케이스다. 윤 씨에 의하면 자기처럼 광산에 다니다 북평면에 정착한 사람들이 수십 명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진폐증에 걸려 강원도 동해에 있는 산재병원까지 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왔다 갔다 한다.

 

윤 씨는 “허리하고 방광이 너무 안 좋을 땐 동해까지 통원할 엄두가 안 날때도 많은데 이렇게 찾아와주니 감사하다”면서 “어제 오늘 치료를 받으니까 허리 통증도 많이 줄어들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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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부 회원들이 휴가도 마다하고 지역주민 복지 향상에 나선 까닭도 여기에 있다. 강원도는 ‘두메산골’이라 불릴 정도로 대부분 산간지방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다 보니 교통이 불편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인구가 타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

 

공이정 강원지부 회장은 “지난해 회장직을 맡으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을 위한 한의의료봉사는 꼭 놓치지 말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또한 치료만 해줄 것이 아니라 이분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게 없을까 고민하다 한전과 의료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강원지부는 한전 강릉지사와 지난해 정식으로 업무협약을 맺고, 의료봉사를 두 해째 운영하고 있다. 강원지부가 어르신들을 치료할 동안 한전 강릉지사 봉사단은 각 가정의 노후화 된 전력설비와 불량설비 등을 교체해 준다. 올해는 3일 간 약 30여 가구의 전력설비를 교체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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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전 강릉지사 봉사단이 정선 북평면 마을 한 가정을 방문해 전력설비를 교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면수 한전 강릉지사 과장은 “보편적 복지에 더욱 목말라계신 분들이 바로 오지마을에 사시는 산간 지역 어르신들”이라며 “고효율 조명기기나 LED조명기기 교체 작업을 통해 전기료가 적게 나오도록 도와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외에도 이번 의료봉사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북평면을 찾았다. 원주세브란스병원에 근무하는 30년차 간호사 김연자 씨는 진료 접수를 도왔고, 어르신들을 위한 마을잔치와 음악공연을 위해 평소 공 회장과 친분 있던 사람들은 200명분의 음식 장만과 즉석 밴드 연주를 했다. 특히 상지대학교 한의학과 재학생 4명은 이틀 동안 강원지부 회원들을 도와 환자 치료에 나섰다.

 

이틀 간 한의진료를 도운 임혜원(24. 상지대 3년) 학생은 “이틀 동안 많은 어르신들이 진료소를 찾아 신체적으론 힘들었지만 선배 한의사들의 임상 실력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어 많은 공부가 됐다”며 “인생 선배로서도 많은 조언을 해줘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에는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도 북평면복지회관을 찾아 마을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강원지부와 한의계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김 회장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을 위해 강원지부와 한전 봉사단 관계자 등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사드린다”며 “마을 어르신 여러분들도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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