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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슈 [이영욱 이사의 한의학이야기] 뢴트겐, 지석영 그리고 한의사 류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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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한의사회 이영욱 홍보이사. 제공 | 대한한의사협회

 

[스포츠서울] 뢴트겐과 지석영, 한의사 류근철... 혹시 이 이름에서 공통분모가 그려지시나요?

잘 아시는 것처럼, 뢴트겐은 X-선을 발견한 독일의 과학자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분입니다. 특히 X-선을 특허 등록하지 않고 관련 기술을 공개해 진단의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지석영은 한의사 박영선이 수신사로 일본에서 배운 우두종두법을 전수 받고 백성들에게 우두접종 사업을 펼쳐나간 한의학자로 우두신설을 간행했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의학서입니다.

 

두 분의 공통점은 바로 의학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환자를 잘 치료해야 한다라는 의료의 본질적인 목적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위와 같은 업적을 남기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습니다.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과 도구를 활용하더라도 최선의 치료를 하는 것이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책무일 것입니다. 그리고 법과 제도는 이것을 뒷받침하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데 소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한의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두 분의 고귀한 뜻과는 다르게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말도 안 되는 거짓과 잘못된 인식 속에서 과학적 진단과 치료를 위해 넘어야 할 법과 제도의 문턱이 너무나도 높습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한의원에서 과학자인 뢴트겐이 발견한 X-선을 사용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는가? 진단이 좀 더 정확해진다면 환자에게 더 좋지 않은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사용하면 법적 제재를 받아야 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또한 한의학을 공부한 지석영이 종두법으로 예방백신 분야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한의사는 백신예방의학 분야에서도 소외돼 있습니다. 백신주사 사용 권한은 양의사만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의학은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의학을 폄훼하면서 정작 한의학이 과학적임을 증명하기 위해 의료기기를 사용하려하면 법으로 제한하고 처벌하기까지 합니다. 참으로 모순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은 정말 비과학적일까요? 얼마 전 서강대 철학과 이정우 교수님의 근대철학에 대한 인문학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강의에 따르면 과학은 물질을 다루는 힘의 과학과 생명을 다루는 질의 과학으로 분류되며 의학은 질의 과학 범주에 속한다고 합니다. 의학은 위험한 실험이 불가능한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경험과 통계를 중시하는 계통학의 성격을 띠었고 질병분류학의 형태로 발전해나갔습니다. 임상의학에서의 질병은 병리적인 생명체가 드러내는 질적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한의학은 사상(四象)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체질 의학, 한열허실(寒熱虛實)로 사람의 병리를 구분하는 학문으로 경험과 통계라는 질의 과학의 취지에 가장 충실한 학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따라서 한의학을 비과학적이라고 폄훼하는 세간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며 질의 과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한의학도 충분히 과학적인 학문인 것입니다.

 

한의계에서 잊을 수 없는 인물 중 류근철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류근철 박사는 대한민국 1호 한의학 박사로 경희대 한의학과 교수로 계실 때 마취약 없이 침술마취로 제왕절개 수술에 성공한 분입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에 우주 의학 발전을 위해 국내 기부 최고액인 578억원 상당을 기부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류근철 박사가 평생 모은 재산을 과학계에 기부하며 세상에 남긴 노벨상을 탈 수 있는 제1분야가 한의학이지요. 그러나 과학적인 장비를 한의사가 쓰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보건복지부장관과 면담 시 건의한 내용도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라는 말씀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뢴트겐과 지석영 그리고 류근철.국가로부터 면허를 부여받은 의료인이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어떠한 차별이나 걸림돌이 있어서는 안 되며, 환자에게 진료 선택권과 편의성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는 올곧은 신념을 직접 실천에 옮긴 용기에 고개를 숙이며, 환자에게 보다 정확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한의사가 첨단과학의 산물인 의료기기를 진료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빨리 도래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영욱 충청남도한의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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